덕릉마을을 지나 흥국사로 오르는 길에 처음 만나는 것이 일주문이다.
이 흥국사 일주문은 정면 1칸 규모의 맞배지붕 건물로 근래에 세운 것이지만
정면에 걸린 흥국사 편액 글씨는 물이 흐르는 듯 활달한 필치를 보여주고 있다.
영산전의 왼쪽 산등성이 너머 노천에 근래에 봉안한 석조약사여래좌상이다.
약사여래좌상은 팔각연화좌대에 앉아서 왼손에는 약합을 들고,
오른손은 들어올려 모든 중생을 병고(病苦)로부터
구제하겠다는 서원(誓願)을 나타내 보이고 있다.
흥국사는 약사기도도량이기도 합니다.
현재 만월보전에 봉안되어 있는 약사여래좌상은 스스로 봉국사에서
흥국사로 가시겠다고 하여 옮겨왔다는 전설을 지닌 부처님이십니다.
그래서인지 기도를 올리면 영험이 많다고 합니다.
전각의 내부에는 정릉 봉국사에서 스님들의 투정에 화가 나 이곳으로 옮겨오셨다는
전설을 지닌 석조약사여래좌상과 약사후불탱이 봉안되어 있다.
또한 석조약사여래좌상 앞에 설치한 불탁(佛卓)에는 1861년(철종 12)에 조성했다는
기록이 붉은 글씨로 쓰여 있어 주목을 끌기도 한다.
만월보전에 봉안되어 있는 석조여래좌상으로,
표면에 하얗게 분칠이 되어 있어 얼굴 표정을 분명히 살피기는 어려운 편이다.
전체 높이가 120cm인데 몸 전체 크기에 비해 얼굴이 차지하는 몫이 크며,
무릎은 다소 약해 보인다.
조선 후기의 불상으로 추정이 된다.
東方世界名滿月 동방세계명만월
佛號琉璃光皎潔 불호유리광교결
頭上旋螺靑佀山 두상선라청사산
眉間毫相白如雪 미간호상백여설
동방세계의 이름은 만월이요
부처님의 명호는 유리광교결이시라.
머리 위의 나발과 계주는 푸르기가 산과 같고
미간의 백호상은 희기가 눈과 같네.
정면의 기둥에는 흥선대원군이 예서체(隸書體)로 쓴 주련이 걸려 있는데,
내용은 『석문의범(釋門儀範)』
「가사이운(袈裟移運)」가영(歌詠)에서 옮겨온 것이다.
흥국사 시왕전 불단
불교에서는 육도(六道)에서 헤매는 중생들이 죽으면 염라대왕 앞에 끌려 나가
자신이 지은 죄과에 따라 엄격하고 공정한 재판을 받게 된다고 한다.
시왕은 이러한 염라대왕이 중국에서 더욱 발전하여 10대왕으로 확대된 것이다.
흥국사 시왕전에 봉안된 시왕탱은 이러한 10대왕이 재판을 하는 장면과
죄과를 받는 모습을 그린 것이다.
현재 4폭이 봉안되어 있는데 이 가운데 제3송제대왕, 제5염라대왕,
제9도시대왕, 제6변성대왕, 제8평등대왕, 제10오도전륜대왕 만이
지장탱과 같이 18세기에 조성된 작품이고, 그 외는 근래에 새로 조성한 것이다.
각각의 화면은 매우 섬세하고 치밀한 구성을 보이고 있으며,
인물이나 건물표현, 내부장식, 등장 인물의 지물, 기암(奇岩) 등이
호화롭게 꾸며져 왕실 발원으로 이루어진 화려한 면모를 보이고 있다.
의습문양이나 비단천에도 각종의 문양이 들어가 화면의 치밀함을 보여준다.
하단에는 산수를 배경으로 세속 인물들의 다양한 행색이 표현되어 있다.
지장보살은 원래 인도의 지신(地神)에서 유래한 보살로,
땅이 모든 만물을 생장시키듯 지장보살도
모든 중생을 구제하는 위대한 힘을 갖고 있다고 믿어진다.
특히 지옥, 아귀, 축생, 수라, 사람, 하늘 등 육도(六道)의 윤회에서
고통을 받고 있는 중생들을 구제하고자 하는 큰 서원(誓願)을 세운 보살이다.
내부에는 중앙의 목조지장삼존을 비롯하여
시왕, 판관, 귀왕, 사자, 장군 등의 명부권속을 배치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