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보살님의 응답
염불을 할 때, 내가 관세음보살님을 부르는 것은
저 위에 가만히 계시는 분을 불러서 모시는 게 아니고,
불보살님이 나를 불러주고 있는 소리에 내가 응답하는 것이다.
절에 가는 것도, 내가 그냥 가는 게 아니고,
부처님이 '어서 오라고' 불러서 가는 것이다.
항상 기다리고 계시는 부처님을 만나러 가는 것이다.
이것은 마치, 내가 불교방송을 듣고 있지 않아도
불교방송에서 송출하는 가르침의 전파는 항상 온 허공에 가득하여서
언제든지 내가 라디오를 켜기만 하면 들을 수 있는 것과 같다.
불신충만어법계(佛身充滿於法界)라,
불보살님의 본원력과 서원력도 아니 계신 곳 없어서..
우리한테 보내고 있는 지혜광명과 자비광명이 가득하여서..
내가 그것을 받기만 하면 무명의 어둠이 환하게 밝아지는 것이다.
내가 염불만 하면 자연히 그 가피를 받을 수 있다..
괴로움에서 벗어나 행복으로 갈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만약 방송국에서 아무런 전파도 보내지 않는다면
내가 아무리 TV나 라디오 스위치를 켜도 들을 수 없을 것이다.
그래서 내가 관세음보살 염불을 하는 것은
저 위에 가만히 계신 분을 불러서 모시는 게 아니라
불보살님이 나를 부르고 있는 소리에 응답하는 거라고 하는 것이다.
아무리 좋은 방송의 전파가 허공에 가득하여도
내가 스위치를 켜지 않으면 들을 수 없는 것처럼..
아무리 불보살님의 지혜광명과 자비광명이 온 법계에 충만하여도
내가 그것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염불하고 주송하지 않으면
그 공덕과 가피를 받지 못하고 그냥 흘려 보내게 된다.
염불 해야 한다, 일심으로 해야 한다.
불보살님은 부르시고, 우리는 응답하고..
이렇게 보면 불보살님과 내가 더욱 가까이 느껴지고
더욱 간절한 마음으로 염불을 할 수 있다.
우보익생만허공(雨寶益生滿虛空)
중생수기득이익(衆生隨器得利益)
-동훈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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