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으로 읽는 부처님 말씀] 무엇을 잘하는 일입니까
부처님이 사위성 기원정사에 계실 때의 일이다.
어느 날 생루(生漏) 범지가 부처님을 찾아와서 여섯 종류의 사람들이 무엇을
잘하고, 무엇을 좋아하며, 그들이 이루고자하는 목적은 무엇인지에 대해 물었다.
부처님은 그를 위해 자세하게 가르쳐주었다.
“부처님. 크샤트리아는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잘하며, 무엇을 목적으로 삼는
사람입니까.”
“크샤트리아 종족은 싸우기를 좋아하고, 온갖 기술이 좋으며 일을 하면 끝까지 해서 중간에
쉬지 않는 것이 특징이니라.”
“그러면 바라문은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잘하며, 무엇을 목적으로 삼는 사람입니까.”
“바라문은 주술을 잘하며 반드시 살 집을 짓는 것을 좋아하느니라.”
“그러면 국왕은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잘하며, 무엇을 목적으로 삼는 사람입니까.”
“왕은 정치의 권력을 좋아하고 마음은 무기에 있으며 재물을 탐착하느니라.”
“그러면 도둑은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잘하며, 무엇을 목적으로 삼는 사람입니까.”
“도둑은 간특한 마음을 가지고 있으며, 남이 자기가 저지른 일을 모르게 하도록 애쓰는 것이
특징이니라.”
“그러면 여자는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잘하며, 무엇을 목적으로 삼는 사람입니까.”
“여자는 생각이 늘 남자에게 있으며 재물에 탐착하는 것을 좋아하고, 남녀 간의 일이 자기
마음대로 되기를 바라느니라.”
“부처님께서는 그런 세속사람들의 일까지 다 아시니 참으로 놀라우십니다.
그것은 진실이요 헛말이 아닙니다. 끝으로 한 가지만 더 여쭙겠습니다.
출가수행자는 무엇을 구하는 사람들인지요?”
“수행자는 계덕을 갖추기를 잘하고, 마음은 늘 도법에 머무는 것을 좋아하며, 뜻은 네 가지
진리를 구하는데 있고, 열반에 이르는 것을 궁극적 목적으로 삼는 사람들이니라.”
부처님이 이렇게 상세하게 가르쳐주자 범지는 매우 기뻐하며 이렇게 찬탄하고 돌아갔다.
“부처님의 말씀은 너무나 자상하고 친절하셨습니다. 마치 눈먼 사람에게 눈을 뜨게 해주고
귀먹은 사람에게 소리를 듣게 해주고 어둠 속에 있는 사람에게 등불을 주신 것처럼 부처님의
말씀도 그러하나이다. 저는 이제 나라 일이 많으니 돌아가고자 합니다.”
- 증일아함 30권 육중품(六重品) 제7경
인과 도리 모르면 싸움만 좋아해
권력 휘두르고 삿된 짓으로 현혹
戒德 갖추고 선한 마음을 지니며
남 돕는 일 잘해야 오래 잘 살아
다산(茶山) 정약용이 엮은 〈이담속찬(耳談續纂)〉이라는 책이 있다.
명나라의 왕동궤(王同軌)가 중국속담 170개를 모아 쓴 〈이담(耳談)〉이라는 책에, 다산이
다시 한국속담 241개를 증보한 속담모음집이다.
이 책에 보면 이런 무시무시한 경고가 있다.
“여러 사람에게 손가락질을 받으면 병이 없어도 죽는다.(千人所指 無病而死)”
남에게 손가락질 받는 짓을 하는 사람치고 그 끝이 좋은 경우란 절대 없다.
설사 당장은 아무 일이 없을지 모르지만 언젠가는, 어떤 형태로든 반드시 과보를
받게 된다. 인과의 도리란 명백해서 남의 눈에 눈물을 흘리게 하면 언젠가는
자기도 반드시 피눈물을 흘리게 된다.
그러나 어리석은 사람은 남의 손가락질도 두려워하지 않고 시비와 싸움만 좋아한다.
권력을 마음대로 휘두르려고 하고, 주술이나 삿된 짓으로 사람을 현혹하려고 한다.
자기 것이 아닌 것을 가지려고 발버둥치는 사람도 있다. 그런 짓은 아무리 잘해도
소용이 없다.
사람들에게 손가락질 받다가 언젠가는 비참한 꼴이 된다.
그러면 무엇을 잘해야 하는가. 계덕(戒德)을 갖추고 선한 마음으로 사는 일을
잘해야 한다.
손해가 나더라도 남을 돕는 일을 잘해야 한다.
그래야 손가락질이 칭찬으로 변하고, 그 덕으로 병 없이 오래도록 잘산다.
홍사성 〈불교평론〉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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