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허공은 부처님의 무한한 몸이자 마음♣
화엄에 보면 “허공은 부처님의 몸”이라 가르친다.
허공은 모든 것을 바라볼 수 있는 무한한 눈을 가지고 있으며 모든 것을 들을 수 있는
무한한 귀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아무 말 없는 허공이 무한한 생명의 바다라는 것이다.
허공이 부처님의 몸이시라면 죽어계시겠는가? 허공이 살아있는 세계이고 무한한
눈과 귀를 가지고 계시다면 우주의 모든 정보는 허공에 기록된다고 할 수 있다.
반야경의 가르침대로 허공은 ‘무한한 정보의 바다’이기도 하다.
허공은 문자 그대로 모든 것을 알고 계신다고 말할 수 있다. 천수천안의 의미도 같은 맥락이다.
흔히 낮말은 새가 듣고 밤말은 쥐가 듣는다는 것도 일맥상통 하는 얘기다.
허공이 부처님 몸이시라는데 부처님께서 무엇을 모르시겠는가?
어찌 중생들의 간절한 염원을 알아차리지 못하시겠는가?
여래도 마찬가지시지만 모든 탁월한 선지식들은 하나같이 간절한 발원문을 남겼다.
‘여래십대발원’이라든가 ‘이산혜연선사발원문’이라든가 ‘나옹화상발원문’ 등 구구절절한
발원을 했다.
가장 기본으로 독경하는 천수경도 따지고 보면 하나의 간절한 발원문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계수관음대비주로 부터 시작해서 “나무대비관세음 원아속지일체법, 나무대비관세음
원아조득지혜안” 등 간절히 기도하는 마음 가운데 영원의 문이 열린다고 가르친다.
“허공이 부처님이시고 네 마음이 부처님과 하나이며 허공과 하나인데 너의 간절한 기도가
성취되지 않겠는가”라고 분명히 가르치셨다.
탁월한 인물들 가운데 간절한 기도를 올리지 않던 사람들이 있는가?
정녕 허공은 부처님이시고 부처님은 무한한 지혜이시다. 무한 자비이시다.
간절히 기도하면 이루지 못할 것이 없음을 우리의 선조들은 분명히 깨닫고 있었다.
몸과 마음을 던지는 기도가 하늘을 통하지 않을 수가 있는가?
그들에게 가피가 없을 수 있겠는가?
부처님께서는 모든 것을 알고 계시는데…. 깨달음의 세계도 마찬가지다. 깨달음은 광명이다.
부처님은 지혜광명이요 자비광명이시다.
최근 들어서는 서구의 종교인들보다도 과학자들이 깨달음의 세계에 대해 깊은 관심을
표명하고 있다.
물질의 궁극의 세계가 결국 공이고 에너지인 때문에 깨달음의 체험이야말로 색즉시공 공즉시색
(色卽是空 空卽是色)의 영원한 체험장일 수 밖에 없다는 사실을 주목하는 것이다.
서구의 탁월한 소립자 물리학자 가운데는 허공이 텅 빈 상태로 존재하는 이유가 이른바 허공이
영점장(Zero Point Field)이기 때문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무슨 말인가 하면 입자와 반입자 쌍들이 끊임없이 스파크 되면서 생멸하는 운동을 되풀이 하는
세계라는 것이다. 수학에서 보면 0에는 억을 곱해도 0이다. 0에 조를 곱해도 0인 것처럼 허공은
+와 -의 무한한 소립자들에 의해 끊임없는 스파크, 즉 빛이 생겨나고 있다는 것이다.
소립자들의 세계가 우리들의 눈으로 감지되지는 않지만 미세한 물질과 반물질들의 층들은
분명 빛이 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화엄에서 부처님 세계를 상적광토(常寂光土)라거나 대적광(大寂光)의 세계라고 하는 것처럼
허공은 우리가 상상할 수 없는 광명의 세계라 한다.
깨달음의 도사들이 오도송들을 통해 깨달음 광명의 세계를 얘기하는 것을 보면 깨달음의 세계는
분명 허공과 통하는 지혜광명, 자비광명, 무량광명의 세계임을 짐작할 수 있다.
허공이 +, -의 물질과 반물질의 끊임없는 스파크로 인한 무량한 광명의 세계라면 허공은 우리의
육안으로는 감지가 불가능하겠지만 깨달음의 눈, 부처님의 눈으로 볼 때는 찬연한 광명의 장임을
얘기할 수 있으리라.
과학이 부처님의 세계를 분명히 이해하기는 불가능하겠지만 과학자들이 깨달음의 광명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을 보면 종교와 과학의 궁극은 차원이 달라도 만나지는
장이 있을 수 있음을 느끼게 한다.
허공이 허공일 수 있는 것, 부처님일 수 있는 것은 정녕 허공이 무한한 지혜광명의 세계요
자비광명의 세계인 때문이라 할 수 있겠다.
지광 스님 서울 능인선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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