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 한시 감상

장려부아과교동(杖藜扶我過橋東)-석지남(釋志南/南宋)

qhrwk 2024. 10. 19. 08:05

 

※ 근현대 중국화가 방의(房毅)의 <장려부아과교동(杖藜扶我過橋東)> 성선(成扇)

장려부아과교동(杖藜扶我過橋東)-석지남(釋志南/南宋),

古木陰中繫短? 杖藜扶我過橋東
고목음중계단봉 장려부아과교동
오래된 나무 그늘 아래 거룻배 매어두고
지팡이 짚고 다리 건너 동쪽으로 가네 

沾衣欲濕杏花雨 吹面不寒楊柳風
 점의욕습행화우 취면불한양류풍
옷을 적실 바에야 살구꽃에 내린 빗물에 젖고
얼굴에 쐬려면 차지 않는 버들바람이기를

☞ 석지남(釋志南/南宋), <절구(絶句)>

- 短?: 거룻배(小船).
- 杖藜: 지팡이(藜杖), 藜는 1년생 초목으로 오래 자란 것은 괴장(拐杖)으로 쓰인다.
- 橋東의 東은 오행(五行) 개념으로 볼 때 봄(春)을 상징한다.
- 沾衣: 옷을 적시다.

 - 杏花雨: 초봄에 봄을 재촉해 내리는 비. 달리 표현한다면 세우(細雨)가 될 것이다.
참고로 황매우(黃梅雨)는 매실이 누렇게 익을 무렵에 내리는 비라는 뜻으로 장마를 말한다.
- 楊柳風: 초봄에 부는 바람. 버들가지 살랑살랑 흔드는 부드럽고 따뜻한 바람(和風).
- 남송(南宋) 초의 승려 석지남(釋志南)의 칠절시(七絶詩). 청대(淸代) 학자 여악(??)이
편찬한 송나라 때 시가집(詩歌集) ≪송시기사(宋詩紀事)≫에 실려있다. 이 시는 시인(和尙)이 
미풍세우(微風細雨) 속에 지팡이 짚고 봄나들이에 나선 정황을 묘사하고 있다. 뒤의
두 구절은 선시(禪詩)로 널리 음송되고 있기도 하다.


※ 청말근대 화가 소겸중(蕭謙中)의 <杖藜扶我過橋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