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 한시 감상

月夜舟中(월야주중) - 戴復古(대복고)달밤에 배 안에서

qhrwk 2025. 3. 15. 07:39

 

 

月夜舟中(월야주중) - 戴復古(대복고)

달밤에 배 안에서

滿船明月浸虛空
만선명월침허공
배 가득히 밝은 달 싣고 허공으로 빠져드는 듯

綠水無痕夜氣冲
녹수무흔야기충
푸르른 물은 흔적 없는데 밤기운 따뜻하고 부드럽다

詩思浮沈檣影里
시사부침장영리
돛대 그림자 속에서 시상은 부침하는데

夢魂搖拽櫓聲中
몽혼요예노성중
노 젖는 소리 중에 꿈이 흔들리네

星辰冷落碧潭水
성신냉락벽담수
별빛 푸르른 호수에 차갑게 떨어지고

鴻雁悲鳴紅蓼風
홍안비명홍료풍
기러기 떼 붉은 여뀌풀 사이에서 바람맞아 슬피 우네

數點漁燈依古岸
수점어등의고안
고깃배 불 오래된 언덕 가에서 몇몇 개 반짝이는데

斷橋垂露滴梧桐
단교수로적오동
오동나무 잎에 떨어진 이슬 끊어진 다리위로 흐르누나.

 

 

○ 綠水無痕(녹수무흔) : 물이 맑고 파도가 잔잔함을 형용함
○ 夜氣(야기) : 밤의 청량한 기운
○ 冲(충) : 자욱하다. 가득 차다.
○ 詩思(시사) : 시를 지으려는 감정. 詩想.
○ 檣影(장영) : 돛대의 그림자. 
○ 夢魂(몽혼) : 꿈속의 넋. 옛 사람들은 꿈을 꾸면 영혼이 육체를 떠난다고 하여 몽혼이라 하였다.
○ 搖曳(요예) : 끊임없이 흔들리다. 曳(예)는 질질 끌다. 
○ 橹(노) :(배의) 노.
○ 星辰(성신) : 별의 총칭.
○ 冷落(냉락) : 적막하고 쓸쓸하다. 썰렁하다. 
○ 紅蓼風(홍료풍) : 홍료화(紅蓼花)가 필 때 부는 바람. 가을바람을 말한다.
紅蓼(홍료)는 물가에 사는 단풍이 들어 빨갛게 된 여뀌
○ 斷橋(단교) : 끊어진 다리

이 시는 <천가시(千家詩)> 4권 칠언율시에 실려 있으며 <월중범주(月中泛舟)>라고도 한다. 
천가시에는 ‘월야주중’으로 수록되어 있으며, 남송(南宋)의 강호파(江湖派) 시인 
대복고(戴復古)가 지은 칠언율시이다.
밝은 달 아래 서호(西湖)에서 배를 타고 가는 자신의 외로운 모습과 가을이 다가오고 
있음을 표현한 시이다.

○ 戴復古(대복고) : 1167~1248?. 남송의 저명한 강호시파의 시인으로 字는 식지(式之)이며, 
항상 남당(南塘) 석병산(石屏山)에 은거하며 살아서 스스로 호를 석병(石屛)이라 하였다. 
평생을 벼슬하지 않고 강호를 다니면서 학문에만 전념하였으며, 육유(陸游)에게서 시를 
배웠으며, 강서시파(江西詩派)와 만당(晩唐)의 시풍에 영향을 받았다. 
만년에는 고향으로 돌아와 은거했다. 작품 경향은 현실주의 색채가 강하며, 지배층의 모순을 
고발한 작품도 있다. 
저서에 <석병신어(石屛新語)>, <석병집(石屛集)>, <석병사(石屛詞)>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