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명대(明代) 화가 구영(仇英)의 <赤壁圖>
刊集戒(간집계) - 임광택-문집 발간하기를 삼가다
詩篇縱有成
시편종유성
시 편이나 지어 비록 성공하더라도
文人一小技
문인일소기
문인의 한갓 작은 재주에 지나지 않네.
生前供吟弄
생전공음농
살아서 심심풀이나 하던 거라면
死後任棄燬
사후임기훼
죽은 뒤에는 불살라 버리게 해야지.
尤況下此者
우황하차자
하물며 이보다도 못한 자들이야
陳腐同泥滓
진부동니재
진부한 시 구절이 시궁창 찌꺼기 같건만,
人多不自知
인다부자지
많은 사람들이 제 자신을 모르고
反以奇寶視
반이기보시
기이한 보물이라도 되는 것처럼 여긴다네.
收聚不剞劂
수취불기궐
하찮은 시들을 거두어 모아선 목판에다 새기니
麤糲雜糠粃
추려잡강비
거친 껍데기에다 쭉정이들이 뒤섞였네.
渠擬冀北馬
거의기북마
제 딴에는 북녘 땅 살진 준마처럼 생각되겠지만
人笑遼東豕
인소요동시
요동의 돼지새끼라고 남들은 웃는다네.
傳播士友間
전파사우간
문집을 찍어서 글벗들에게 나누어 주고
暴揚詞章美
폭양사장미
자기 문장이 아름답다고 으스대지만,
觀者未終篇
관자미종편
그 가운데 한 편도 채 읽지 않고
破作塗堗紙
파작도돌지
사람들은 찢어서 방바닥을 바른다네.
不朽竟安在
불후경안재
불후의 명작이 어디에 있나
還貽唾罵耻
환이타매치
침이나 뱉으니 부끄러움을 당하네.
俗流固無責
속류고무책
속된 무리들이야 어쩔 수 없다지만
識者宜戒是
식자의계시
알 만한 사람들은 삼가야 옳은 게지.
요동의 돼지세끼 : 요동의 돼지가 머리 흰 새끼를 낳자, 그 주인이 신기하게
여겨 임금께 바치려고 길을 떠났다.
가다가 하동에 이르러 보니 그곳 돼지는 모두 희었다.
그래서 부끄러워 돌아왔다는 이야기. 하찮은 재주를 뽐낼 때 쓰는 말이다.
※ 명대(明代) 화가 당인(唐寅)의 <赤壁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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