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의 조건 가끔은 자기가 살던 집을 떠나 볼 일이다. 자신의 삶을 마치고 떠나간 후의 그 빈자리가 어떤 것이라는 것을 실감할 수 있을 것이다. 암자에 돌아오니 둘레에 온통 진달래꽃이 만발하였다. 군불을 지펴놓고 닫겼던 창문을 활짝 열어, 먼지를 털고 닦아냈다. 이끼낀 우물을 치고 마당에 비질도 했다. 표정과 생기를 잃었던 집이 부스스 소생하기 시작했다. 사람이 살아야 집도 함께 숨을 쉬면서 그 구실을 하는 모양이다. - 법정 스님 수상집 중에서 * 언젠가 네팔의 히말라야에서 가져온 작은 등잔 하나를 법정 스님께 선물한 적이 있다. 그것을 드리면서 망설였던 기억이 난다. 등잔이 보잘 것 없어서가 아니었다. 그 단순한 곡선과 소박한 모양에 누구나 갖고 싶어하는 히말라야 등잔이지만, 스님의 처소에 그것이 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