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칙 덕산탁발(德山托鉢) - 덕산 스님이 탁발하다
하루는 덕산 선감 선사가 발우를 들고 당으로 내려갔다. 설봉이 이를 보고 말하였다.
“이 노장이 종도 아직 치지 않았고 북도 아직 울리지 않았는데 발우를 들고 어디를 가는가!”
덕산 선사는 말없이 방으로 되돌아갔다. 설봉이 암두에게 이 말을 하니 암두가 말하였다.
“대단하신 덕산도 말후구를 모르는구려.”
덕산 선사가 이 말을 듣고 시자를 시켜 암두를 불러놓고 말하였다.
“네가 나를 긍정하지 않는가?”
암두는 스님의 귀에 입을 대고 가만히 그 뜻을 말하였다.
덕산 선사께서 아무 말 없다가 다음 날 법상에 오르셨는데 과연 다른 때와 그 태도가 달랐다.
암두가 법문하는 방 앞에 가서 손뼉을 치고 크게 웃으며 말하였다.
“기쁘도다. 우리 노스님이 말후구를 아셨다. 이후로는 천하의 누구도 그를 어쩌지 못할 것이다.”
[평창]
만약 이것이 말후구라면 덕산과 암두 둘 다 꿈에도 말후구 도리는 보지 못했다.
알고 보면 덕산, 설봉, 암두 모두가 한 누각의 꼭두각시니라.
[송]
최초구를 깨달아 얻으면
문득 말후구를 알리라
말후구니 최초구니 하면
어느 한 구도 모르는 자이니라
'불교공부' 카테고리의 다른 글
[무문관] 제15칙 동산삼돈(洞山三頓) - 동산의 방망이 육심대 (2) | 2023.12.20 |
---|---|
[무문관] 제14칙 남전참묘(南泉斬猫) - 남전이 고양이를 베다 (1) | 2023.12.18 |
[무문관] 제12칙 암환주인(巖喚主人)-서암이 주인공을 부르다 (1) | 2023.12.18 |
[무문관] 제11칙, 주감암주(州勘庵主) - 조주가 암주를 시험하다 (0) | 2023.12.18 |
[무문관] 제10칙, 청세고빈(淸稅孤貧) - 청세의 외롭고 가난함 (0) | 2023.12.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