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은 정몽주
征婦怨(정부원)-정몽주
一別年多消息稀
일별년다소식희
이별 한 뒤 여러 해 되었건만 소식조차 없으니
塞垣存沒有誰知
색원존몰유수지
변방에서 죽었는지 살았는지를 그 누가 아는지요
今朝始寄寒衣去
금조시기한의거
오늘 아침 비로소 겨울옷을 부치러 가는 아이는
泣送歸時在腹兒
읍송귀시재복아
울며 보내고 돌아올 때 뱃속에 있던 아이랍니다.
※ 시대가 주는 불행한 고통은 고스란히 대물림된다.
영문도 모른 채, 고통을 감내해야 하는 민중들의 삶은 얼마나 고되기만 한가!
여기 한 여인의 파란만장한 삶을 들여다보자.
그리고 죄 없는 그녀의 아들과 불행한 역사가 낳은 한 가정의 비극을 보게 된다.
정몽주의 <정부원(征婦怨)>이라는 작품이다.
제목에서 드러나듯 원정 나간 남편을 기다리는 아내의 심정을 형상화했다.
멀리 어느 변방에서인가 수(戍) 자리를 살고 있는 남편을 둔 여성이 형상화되어 있다.
남편과 헤어진 지 몇 년이 지났건만 단 한 장의 서신 연락도 없으니
남겨진 아내는 남편의 생사조차 확인할 길이 없었다.
그래도 아내는 변방에 다가오는 혹독한 날씨가 걱정되어
겨울옷을 마련하여 부쳐 보기로 결심한다.
여인은 아이를 시켜 보내는데 아버지의 옷을 챙겨들고 나서는
아이의 뒷모습을 보니 문득 오래 전 남편과 생이별하던 날이 떠올랐다.
결구에서 마치 남편에게 말을 건네듯이 직접화법으로
“이 아이는 당신과 헤어지던 날, 울며 보내고 돌아올 때 제 뱃속에 있던
아이랍니다(泣送歸時在腹兒)” 라고
술회하면서 시상을 거두고 있다.
전쟁으로 인해 나라의 부름을 받고 떠나는 남편과 헤어질 때
아내는 임신을 하고 있었다. 뱃속에 있던 그 아이가 성장하여
아버지의 옷을 부칠 만큼 성장했다.
그러나 변방에서 수(戍) 자리 살고 있는 남편에게는 연락조차 없었다.
실제 고려시대에는 수많은 외침으로 인해 그만큼 많은 남정네가 필요했다.
※전망대에서 보는 임고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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