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대(淸代) 화가 금농(金農)의 <一枝紅杏出墻來> (1754年作)
어젯밤 비에 꽃이 피더니
花開昨夜雨
화개작야우
어젯밤 비에 꽃이 피더니
花落今朝風
화락금조풍
오늘 아침 바람에 꽃이 다 진다.
可憐一春事
가련일춘사
가련하다 한바탕 봄날의 일이
往來風雨中
왕래풍우중
비바람 속에서 왔다 가구나.
세상의 무상을 봄을 통해 느끼게 하는 시이다. “어젯밤 비에 꽃이 피더니
오늘 아침 바람에 꽃이 다진다.
” 그야말로 제행이 무상하다는 소식을 알리고 있다.
어디 봄만 그러하겠는가? 생멸인연 속에 나타나는 모든 현상이 덧없는
것은 마찬가지다.
이 시는 조선조 선조 때의 성리학자 송한필(宋閑弼:생몰연대 미상)이 지은 시이다.
형 익필(益弼)과 함께 학문이 깊었던 그는 만년에는 집안이 몰락당하는 불운을 겪는다.
아버지 송사연(宋社連)이 외가를 밀고하여 신사무옥을 일으키게 하여 서출의 천한
신분을 면하고 당상관이 되어 종신토록 부귀영화를 누렸으나 나중에 그것이 거짓 밀고였음이
탄로나 다시 집안이 풍비박산이 되고 만 것이다.
그러나 그는 학자로서의 명망이 꽤 높았었다.
이 시는 어쩌면 가문의 신세를 한탄한 것 같기도 하다.
※ 근현대 중국화가 장신가(張辛稼)의 <春色滿園> (1983年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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