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유(법정)

◈말과 침묵◈禪(선)/마음 밖에서 찾지 말라

qhrwk 2022. 1. 27. 09:14

 

마음 밖에서 찾지 말라 

   

                                     

친구들이 부처로써 구경을 삼지 말라내 보기에는 부처도 한낱 똥단지 같고...

이 세상의 뜨거운 번뇌가 마치 불타는 집과 같은데, 왜 거기 머물러 그 끝없는 고통을

달게 받을 것인가.

윤회의 괴로움에서 벗어나려면 부처를 찾아야 한다.

부처는 곧 이 마음이므로 마음을 어찌 먼 데서 찾으랴.

육신은 헛것이라서 생이 있고 멸이 있지만.참 마음은 허공과 같아서 끊어지지도 않고

변하지도 않는다.

지눌<수심결 修心訣>

 

슬프다,  요새 사람들은 어리석어서 자기 마음이 참 부처인 줄을 알지 못하고자기 성품이 참법인

줄을 모르고 있다.   법을 저멀리 성인들한테서만 구하려하고,부처를 찾고자 하면서도 자기 마음은

살피지 않는다. 

만일 마음 밖에 부처가 있고,성품 밖에 법이 있다고 고집해 불법을 구한다면, 이런 사람은 억만 년을

지나도록 온갖 고행을 쌓는다 할지라도 아무 보람도 없이 수고로울 뿐이다. 

자기 마음을 알면 끝없는 법문法門과 한량없는 진리를 저절로 얻을 것이다.

지눌<수심결 修心訣>

 

마음을 관觀하는 이 한 가지 법이 모든 행을 거둥들이는 것이니, 이 법이 가장 간결하고 요긴하다.

마음이란 모든 것[萬法]의 근본이므로 모든 현상은 오직 마음에서 일어난 것.그러므로 마음을

깨달으면 만 가지 행을 다 갖추게 된다.

이를테면, 여기에 큰 나무가 있다고 하자. 그 나무의 가지나 잎이나 열매는 모두 뿌리가 근본이다.

나무를 가꾸는 사람은 뿌리를 북돋울 것이고, 나무를 베려는 사람은그 뿌리를 베어야 할 것이다.

수행하는 사람도 그와 같아서, 마음을 알고 도를 닦으면많은 공을 들이지 않고도 쉽게 이룰 것이다.

그러므로 모든 것이 자기 마음에서 일어나는 것임을 알아야 한다.  

마음 밖에서 따로 구할 도가 있다면 그건 옳지 않은 말이다.              

달마<관심론 觀心論>

 

그대가 바른 견해를 얻고 싶거든 다만 타인에게서 미혹迷惑을 입지 말라.안으로나 밖으로나

만나는 것은 바로 죽이라.  부처를 만나면 부처를 죽이고,조사祖師를 만나면 조사를 죽이고,

나한羅漢을 만나면 나한을 죽이고, 부모를 만나면 부모를 죽이고, 친척이나 권속을 만나면

친척이나 권속을 죽이라.그래야만 비로소 해탈을 해 그 어떤 것에도 구애 받지 않고 자유자재하리

<임제록>

 

친구들아, 부처로써 구경究竟을 삼지 말라.  

나 보기에는 부처도 한낱 똥단지와 같고,

보살과 나한은 목에 씌우는 형틀이요 손발에 채우는 자물쇠, 이 모두 사람을 결박하는 물건이니라.

<임제록>

 

이 엄청난 고함 소리, 모든 기성의 가치를 거부한 그 젊은 목소리가 우리 혼을 뒤흔든다.

부처와 조사와 전통이나 스승을 최고 가치로 삼을 경우, 그것은 자승자박이 되고 만다.

임제臨濟(?~866)는 그것을 단호히 거부한다.

그것은 인혹人惑이기 때문에, 인혹이란 타인에게 붙잡히는 것. 붙잡히면 본래의 건강을 잃는다.

그러니까 거기서 뛰어나와야 한다. 부처나 조사라 할지라도 그들을 극복하지 않으면 그들의 노예가

되고 만다.  

임제가 주장한 무위진인無位眞人이란, 범부도 성인도 중생도 부처도 소용없는 절대 자유의

주체를 말한 것. 이런 의미에서 그는 가장 종교적이다.

일반적으로 선승들의 표현이 과격한것은, 산 체험을 죽은 언어와 문자로 나타내야 하기 때문에

파격적인 표현을 쓰지 않을 수 없어서이다.  죽은 언어와 문자를 살려서 쓰려면 부득이 역설적인

표현을 쓰게 마련이다.  

그의 육성을 더 들어보자.

만일 어떤 사람이 부처를 구한다면 그는 부처를 잃을 것이다.누가 도를 구한다면 그는 도를 잃을 것이다.
누가 조사를 구한다면 그는 조사를 잃을 것이다.                                        

<임제록>

 

 

그대들 꿈틀거리는 그 육체에 자유자재하게 움직이는 한 사람의 진인眞人이 있어 항상 오관五官에서

출입한다.

아직 모르는 사람은 똑똑히 보아라                                                 

 <임제록>

 

부처님은 지혜의 눈이 열린 성도成道 직후 이 같이 감탄한다.

"신기해라, 내가 보니 모든 중생들은 여래의 지혜와 덕을 갖추고 있구나.

그러면서도 망상과 집착 때문에 그걸 깨닫지 못한다.  

망상과 집착만 버리면 스승 없이 얻은 지혜無師智, 자연의 지혜自然智,

거리낌없는 지혜無碍智가 저절로 드러날 것이다."

문으로 들어온 것은 집안의 보배가 아니라는 말이 있다.  밖에서 보고 들어서 알게 된 정보나 지식으로는

 본질적인 삶을 이룰 수 없다는 뜻.  

자기 심성 안에 원천적으로 갖추어진 무한한 잠재력과 영원한 생명인 지혜와 자비를 일깨우라는 것이다.

 

 

바람 잦아 머루 다래 떨어지고

산이 높아 달이 일찍 진다

내 곁에는 사람 그림자 없고

창 밖에 흰구름만 자욱하다.

-부휴浮休<바람 잦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