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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두막 편지 2.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일을 하라 - 참된 여행은 방랑이다

2.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일을 하라 - 참돤 여행은 방랑이다 여름에는 더위와 물것 때문에 멀리했던 등불이 가을밤에는 정다워진다. 맑은 바람이 불어오고 청냉한 기운 감돌면 풀벌레 소리 곁들여 등불을 가까이 하게 된다. 호수나 시냇물도 가을이 되면 드높게 개인 하늘을 닮아서인지 보다 맑고 투명해진다. 우리들의 심금心琴도 잘 조율된 현악기처럼 슬쩍 스치기만 해도 무슨 소리를 낼 것같이 팽팽하다. 가을은 이렇듯 투명한 계절이다. 선들선들 가을바람이 불어오면 문득 나그네길에 나서고 싶어진다. '바람'이 기압의 변화로 인해서 일어나는 대기의 흐름만을 가리키지 않고, 마음이 끌리어 들뜬 상태를 바람이라고도 표현한 우리말의 묘미는, 우리 한국인의 감성을 잘 드러낸 것이다. 저녁 나절 햇볕이 밝게 드는 창 아래서, 16..

무소유(법정) 2022.01.19

오두막 편지 2.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일을 하라 - 홀로 있음

2.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일을 하라 - 홀로 있음 겨울철이면 늘 하는 일과인데도 그때마다 새로 시작하는 일만 같다. 우리가 살아가는 동안 세상살이도 철따라 비슷비슷한 되풀이인데, 막상 일에 마주치고 보면 처음 겪는 일처럼 새롭기만 하다. 도끼로 얼음장을 깨고 얼음장 밑으로 흐르는 개울물을 길어다 쓴다. 그리고 그 도끼로 장작을 패서 난롯불도 지피고 아궁이에 군불도 땐다. 이렇게 지내다 보니 물과 나무와 불이 우리 살림에 없어서는 안될 아주요긴한 것들로 여겨진다. 흙과 물과 불과 바람 즉 지수화풍地水火風, 이 네 가지로 우주가 구성되었듯이, 우리 몸도 이 네 가지로 이루어졌다는 말에 실감이 간다. 그러니 근원적으로 볼 때 이 우주와 우리들 자신이 결코 다르지 않은 한몸이다. 그래서 우리 몸을 작은 우주라고..

무소유(법정) 2022.01.19

오두막 편지 2.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일을 하라 - 명상으로 삶을 다지라

2.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일을 하라 - 명상으로 삶을 다지라 산들바람에 마타리가 피어나고 있다. 입추가 지나자 산자락 여기저기에 노란 마타리가 하늘거린다. 밭둑에서 패랭이꽃이 수줍게 피고, 개울가 층계 곁으로 늘어선 해바라기도 며칠 전부터 환한 얼굴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풀벌레 소리가 이제는 칙칙한 여름 것이 아니다. 이렇듯 산에는 요 며칠새 초가을 입김이 서서히 번지고 있다. 눅눅하게 남아있는 여름의 찌꺼기들을 말끔히 씻어내고자, 앞뒤 창문을 활짝 열어 산 위에서 불어오는 산들바람을 맞아들였다. 그런데도 마음 한 구석은 괌에서 일어난대한 항공기 참사로 인해 무겁고 착잡하기만 하다. 그 많은 생명들이 한순간에 무참하고 억울하게 희생되고 말았으니, 그 가족과 친지들의 비통한 슬픔뿐 아니라 우리 모두의 가슴..

무소유(법정) 2022.01.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