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공부

흉내내기

qhrwk 2024. 9. 24. 16:45

 

♣흉내내기♣

어떤 관헌이 부임받은 지방을 순시하게 되었다.
이때 고을 사람들은 새로 부임한 군수의 얼굴을 보려고 길거리로 나와 군수가 지나가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군중 속에 늙은 어머니를 업은 아들이 있었다.
그를 본 군수는 저 사람이 누구냐고 물었고, 수행원은 어느 마을에 사는 아무개라고 대답하였다.

그러자 대단한 효자인 것 같으니 상을 주라고 명하였다.
그리고 3∼4일 후, 군수는 또 다른 마을을 가게 되었는데 그 곳에서도 역시 노모를 업은

아들이 길가에 서 있었다.
군수가 저 이는 누구냐고 묻자, 지난번 그 사람인데 또 상을 받으려고 나온 모양이라고 하였다.

군수는 또다시 상을 주라고 지시하였다.
수행비서가 속이 보이는 행동을 하는 저런 사람에게 상을 주어서는 안된다고 하자

의도야 어쨌든 좋은 흉내는 한번이라도 좋은 행동이니 상을 주라고 한 것이다.

말하자면 좋은 일은 흉내일지라도 좋은 것인 반면에, 나쁜 일은 흉내조차도 나쁜 짓이

된다는 뜻이다.
비록 그 군수가 불교의 업사상까지는 몰랐을지언정 흉내를 내는 행위 그 자체에 무게를 둔 것이며,
이것이 바로 업인 것이다.

<법화경>에도 아이들이 장난삼아 모래로 탑을 쌓은 공덕으로 다음 생에 성불의 인연을 맺은
내용이 나온다.
우리가 5분간 눈을 감고 있으면 그는 5분간 앞을 못보는 사람이 되고, 10분간 다리를 절면 그는
적어도 그 순간만큼은 불구자인 셈이다.

이처럼 우리가 수행자이든 불자이든 하루에 부처님을 5분 동안 흉내 낸다면 5분간은

부처님인 것이고,1시간 부처님의 마음을 가진다면 그 시간 동안은 부처님인 것이다.
이러한 시간들을 점차 늘려간다면 부처님 흉내에 그치지 않고, 진정한 부처가 될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의미에서 불교를 얼마만큼 아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떻게 실천하고 사느냐가
중요하다고 하겠다.
이것은 부처님이기 때문에 존경받아야 마땅한 것이 아니고, 부처님다운 삶을 사셨기 때문에
우리가 존경하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불교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