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들한테 상처를 대물림하고 싶지 않아요 ♣
- 법륜스님 즉문즉설 -
▒ 문
저 어렸을 때 엄마 아빠의 가정불화로 순탄한 가정생활을 하지 못하였습니다.
저는 평범한 가정이 너무 그리워서 스물
다섯에 빨리 결혼을 했고생각 같아서는 신랑한테 잘해주고
싶은데 행동은 엄마처럼 하는 거예요.
예전에 엄마가 아빠한테 하던 것처럼..
평상시에는 괜찮은데 제가 컨디션이 안 좋거나 컨트롤이
안 될 때..이런 불행의 씨앗을.. 제가 그러고 있다는 게
너무 싫더라구요.저는 그동안에는 그게 다 남편 탓인줄 알고
살았는데 스님 책을 읽고 보니까 제 문제였어요.
그리고 아이들한테도 마찬가지예요. 감정상태가 좋고 그럴
때는 잘 대해주는데또 컨디션이 안 좋고 그러면 엄마의
모습이 저에게 올라오는 걸 느껴요.
▒ 답
그게 뭐 어때? 그 엄마에 그 딸이지..자기 딸도 또 그렇게
되는 거고..콩 심으면 콩 나고, 그거 심으면 또 콩 나고,
또 콩 나고 그런 거지.
(아니요.. 너무 싫어요. 저는 자식한테 까지 물려주고 싶지는않아요.)
그러면, 담배 피는 사람이 "담배 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물으면 뭐라고 대답할래?
(ㅎㅎ 제 남편이 저한테 그렇게 물은 적 있거든요)그래 뭐라고 했어요? (마음을 강하게
먹으라고 ㅎㅎ)안 피면 돼요. 간단해요..
'죽을 거 같은데요?' 그래도 안 피면 돼.'몸이 붓는데요?'
그래도 안 피면 돼.
'숨이 넘어가는데요?' 그래도 안 피면 돼.
안 피기만 하면 되잖아? 어떤 상황이 되든.
'친구가 권하는데요?' 그래도 안 피워야 해.
'강제로 입에 물리는데요?' 그래도 안 피워야 해. 간단해.
만약 남편이 "안 피울 수 없었다" 그러면 핑계야 아냐? 핑계지?
자기도 마찬가지야. 애들한테 안 물려주려면 신경질 안 내면
되지.'안 낼 수가 없는데요?' 그래도 안 내면 되지. (ㅎㅎ)
자기가 "안 낼 수가 없다" 이 말은 자식들도 담는다 이
말이에요.
그러니까 엄마도 그랬고 나도 그렇고.. 딸도 그렇다..
인생이 뭐 그런 거지.. 하고 그냥 살던 대로 살든지..
정말 싫다면 어떤 경우에도 그런 행동을 안 하면 되지.
화를 안 내겠다 하면, 혀를 깨물고 죽으면 죽었지 화를 안 낸다든지 해야 하는데뭐 할 짓
다 하고 내 딸은 안 닮았으면 좋겠다.. 그런 건 없어요.
어렸을 때 엄마 아빠가 많이 싸웠다고 했죠? (네)
그럴 때 좋아 보였어요, 나빠 보였어요? (정말.. 살아야 되는 이유를 모르겠더라구요)
그런데 자기도 결혼생활 해보니까 어때요? 부부싸움 해요, 안 해요? (ㅎㅎ 하죠)
그래.. 별거 아녜요. 살다보면 싸우게 되는 거예요.
그런데 어렸을 때는 그런 이치를 몰라서.. 어리석어서 상처를 입은 거예요.
엄마가 상처를 준 게 아니고, 자기가 어리석어서..
사람은 누구나 살다보면 싸울 수도 있는 건데, 별거 아닌데
괜히 혼자 그걸 가지고 상처를 입은 거지, 엄마 아빠가 상처를 준 건 아니잖아? (네)
커서 보니까 "어, 그럴 수도 있는 거구나"
그걸 어렸을 때 알았으면 상처를 입었겠어, 안 입었겠어? (안 입었겠죠)그런 이치를 알았으면
내가 상처입을 이유가 뭐 있어? 둘이 싸우게 냅두면 되지.둘이 싸운다고 나 밥 안 주는 것도
아니고..둘이 싸운다고 나 고아원에 맡기는 것도 아니고..
자기들 끼리 싸우고.. 싸우는 중에도 내 밥은 챙겨 주잖아?
밥 챙겨주고 학교 보내잖아? (ㅎㅎ 네)
고마워 안 고마워? (고맙죠)
그래.. 고마운 것만 생각하면 돼.둘이 싸우는 건 둘 문제이고.
지금이라도 엎드려서 절을 하세요.
"부모님 감사합니다. 저를 낳아주시고 키워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런데 제가 어릴 때 미처 몰라서 상처를 입었는데 제가
쓸데없는 짓을 한 겁니다.
그러고서 엄마 아빠를 미워했는데 죄송합니다." 하면
상처가 치유되지.
자기 부부싸움할 때 애 괴롭히려고 일부러 싸우나? (그건 아니죠)
자기도 둘이 살다보니 신경질나서 싸우는 것처럼 엄마도 마찬가지예요.
그런데 왜 엄마 아빠를 시비해?
그리고 어렸을 땐 엄마 아빠가 뭐 대단한 어른들인지 알았는데
내가 어른 돼보니까 어때요? 어른 돼도 별거 아니잖아? (네)
"아, 엄마 아빠도 대단한 사람들은 아니었구나. 나처럼 이랬구나. 그래서 싸웠구나.."
그렇게 해서 과거 상처는 잊어버리고..
그런데 우리 애들은 아직 어리니까..
우리 부부가 싸우면, 그거 별거 아니지만 애들은 어리석어서 큰 일로 보니까..
그러니까 애들한테 상처 안 주려면 싸워야 하나, 안 싸워야 하나? (안 싸워야죠)
애들이 벌써 깨우쳐서.. "어, 느그 둘 싸워라. 누가 이기나 보자"
이 정도 할 수 있으면 몰라도 그렇지 못 하니까..
지금 나를 보면서 옛날 엄마 아빠를 이해해서 내 상처는
치유하고..내가 상처 입었던 그 경험을 생각해서 나는 안
싸우고..이렇게 노력하면 끊어지지.. 내 대에서 끊어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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