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 한시 감상

당랑포선 황작재후(螳螂捕蟬 黃雀在後)-한시외전(韓詩外傳)≫ <정간(正諫)

qhrwk 2024. 11. 2. 07:21

※ 청대(淸代) 화가 거렴(居廉)의 <당랑포선(螳螂捕蟬)> 원광(圓光) (1891年作)

당랑포선 황작재후(螳螂捕蟬 黃雀在後)-한시외전(韓詩外傳)≫ <정간(正諫)
 
螳螂 捕蟬于前 
당랑 포선우전
사마귀가 앞에 있는 매미를 잡으려 하나

不知黃雀 在其後
부지황작 재기후
참새가 뒤에 있음을 모르고

黃雀 捕螳螂于前 
황작 포당랑우전
참새가 앞에 있는 사마귀를 잡으려 하나 

不知挾彈者 在其後  
부지협탄자 재기후
총 가진 자가 뒤에 있음을 알지 못하네

 ≪한시외전(韓詩外傳)≫ <정간(正諫)>
※ 근현대 중국화가 강한정(江寒汀)의 <황작포선(黃雀捕蟬)> 扇片
※ 근현대 중국화가 육억비(陸抑非)의 <螳螂捕蟬> 成面 (1945年作)
중국 춘추시대 오(吳)나라 왕 수몽(壽夢)은 국력이 커지자 이웃의 초(楚)나라를 침공하려 했다. 
대신들은 주변 정세로 보아 출병은 불가하다며 난색을 표시했다.
그러나 왕은 요지부동(搖之不動)이었다. 
오히려 "출병을 막는 자는 모두 사형에 처하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이렇게 되자 아무도 감히 나서서 간언할 엄두를 내지 못했다.

이때 젊은 시종(侍從) 한 사람이 왕의 생각을 돌려놓을 요량으로 꾀를 냈다.
왕이 왕래하는 궁궐 뜨락 한쪽에 이른 아침 활시위를 당긴 채 서있었다.
 마침 왕이 이곳을 지나다가 시종이 이슬에 흠뻑 젖은 채 꼼짝 않고 나뭇가지만을
노려보고 있는 것을 보고 물었다.
"이른 아침에 옷을 다 적셔가며 여기서 무엇을 하고 있는 게냐?"
이에 시종이 대답했다.

"저는 방금 나무에서 울고 있는 매미 한 마리를 보았습니다. 그 매미는 사마귀가
몸을 웅크린 채 바로 그 뒤에 있는 것을 모르고 있었습니다. 또한 사마귀의 뒤에는
참새가 목을 길게 늘이고 사마귀를 노려보고 있었습니다
(螳螂捕蟬, 黃雀在後).

바로 이 순간 저는 활을 들어 참새를 겨누고 있었던 것입니다. 매미,
사마귀, 참새는 모두 눈앞의 먹이만을 생각했지 등뒤의 위험을
모르고 있었던 것입니다."
왕은 금세 이야기의 뜻을 깨닫고, 시종을 칭찬해 마지 않았다.
이로써 오왕은 초나라를 침공하려던 계획을 단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