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공양(法供養)의 공덕 /지관스님♣
종교가 인류를 교화한다는 것은 모든 중생의 마음에 불합리하거나 결여된 부분을 보완하고,
치유해주는 역할을 뜻하는 것으로 봅니다.
다시 말해서 마음이 포악한 자에게는 온유한 마음을, 게으른 사람에게는 부지런한 마음을,
탐심이 많은 이에게는 자신의 분수를 지킬 줄 아는 마음을, 항상 남을 헐뜯거나 비방하는
사람은 돌이켜 자신의 허물부터 살피기를, 이기적인 사람은 이타적利他的 방향으로, 물질
위주로 치닫는 자는 정신의 중요함 등을 고취시켜주어 마음에 균형을 잡아 중도적인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단련시키는 것이 종교의 사명이라고 할 것입니다.
이와같이 정신적 결함을 보완시켜 준다는 것은 그들에게 무언가를 먹여 그 공허한 부분을
채워주는 것입니다.
불교에서는 궁핍한 중생의 마음을 채워주는 것을 법공양(法供養)이라고 합니다.
雲門선사께서는 어느 스님이 불교 진리의 극치에 대해 묻자 그것은 다름 아닌 내가 먹는 호병(胡餠),
호떡이라고 대답했습니다.
그 후 선지(善遲)화상이 개선사(開先寺)의 조실로 있었는데, 어느 날 대중에게 말하기를
“여기 모인 2백여 납자가 제방(諸方) 총림으로 다니면서 각고의 정진을 하였으니, 이 중 어느 누가
운문의 호병을 먹어본 적이 있느냐?
모르기는 하지만 아마도 먹어본 사람은 없는 것으로 추측된다.
왜냐하면 내가 20년 전 그것을 의발(衣鉢) 밑에 감추어 두었더니 귀신도 몰랐는데 무지한
너희 일중(一衆)이 어디서 이를 찾아낼 수 있겠는가?
만약 내 말이 믿어지지 않는 자가 있다면 증거를 보여주리라“하고 주장자를 들어 일원상(一圓相)을
그렸습니다. 그리고는 솜씨가 좋은 자는 가져다 공양하라고 했으니, 이 호병공양(胡餠供養)의
이치를 깨닫기만 하면 그는 곧 성불의 경지에 올라 해탈자재의 법락(法樂)을 수용 할 것입니다.
불자로서 가장 중요한 임무이며, 만약 행하지 않으면 참다운 불자가 될 수 없는 조건은 다름 아닌
법공양이라 하겠습니다. 부처님께서는 이 땅에 나타나신 근본 목적도 바로 이 법공양을 위한 것이며,
또한 부처님 이후 오늘에 이르기까지 모든주도자인 보살들이 육도만행을 쉬지 않고 실천한 것도
법공양의 실천에 있는 것이며, 제불조가 견성 오도하신 것도 바로 이 법공양의 결과라 하겠습니다.
이렇게 볼 때 법공양이란 바로 보현보살의 실천행원을 상징한 것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나는 법공양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세 가지로 풀이해 보고자 합니다.
첫째, 부처님께서 남겨주신 교법, 즉 진리를 모든 중생들에게 먹여 그들로 하여금 정신의 배가
부르고 지혜의 바다가 밝아지도록 설법 교화하는 것입니다.
둘째, 부처님의 법음(法音)인 팔만대장경에 공경 예배 공양하여 공덕을 닦아 업장을 소멸하고,
지혜의 눈을 밝혀 생사의 고해를 건너 열반경지에 도달하려고 노력하는 것입니다.
셋째, 부처님의 법을 각기 읽고 외워 경전 속에 담겨 있는 넓고 깊은 진리를 스스로 깨달아,
위로는 보리를 구하고 아래로는 중생을 교화하는 것입니다.
《화엄경》<보현행원품>에 따르면, 보현보살이 열 가지 큰 원을 세워 스스로 실천하면서 모든
불자들에게 법공양을 실천궁행하라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 중 제삼광수공양원(第三廣修供養願)에 따르면 공양구(供養具)의 종류로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이른바 향공양, 꽃공양, 음식공양, 의복공양, 음성공양, 등공양 등 많은 공양의 종류를 들고 있습니다.
이러한 종류의 공양구로써 시방세계에 두루하신 부처님께 공양함은 물론이거니와 나아가서는
배고프고, 헐벗고, 소외당하고, 그늘진 곳에서 괴로워하는 모든 중생들에게 정신적 위로와 물질적
동정을 보내는 것이 공양 중에서 가장 훌륭한 공양인 것입니다.
이와 같이 어려운 자에게 공양하는 것이 불보살님께 공양하는 공덕보다 더 크다고 설하고 있습니다.
《화엄경》에 말씀하시되 모든 공양 중에도 법공양이 으뜸이니, 그 법공양이란 어떤 것인가?
부처님의 가르침대로 여법(如法)히 수행하는 것, 배고픈 이에게는 밥을 주고 옷이 없는 자에게는
옷을 주는 것, 번민하고 두려움에 빠진 사람을 위로해 주는 것, 모든 중생을 이롭게 도와주는 것,
사섭법으로써 일체 중생을 부처님의 자비광명의 품 안으로 끌어들이는 것, 모든 중생들의 고통을
대신 희생하는 것, 선행을 부지런히 행하는 것, 보살의 육도만행과 보현의 행원을 버리지 않는 것,
항상 보리심을 여의지 않는 것 등이 모두 공양이라고 설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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