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 한시 감상

청산도 절로절로 녹수도 절로절로/김인후(金麟厚)

qhrwk 2024. 11. 14. 08:29

※ 청대(淸代) 화가 추일계(鄒一桂)의 <금산즉경(金山卽景)> 선면(扇面)

청산도 절로절로 녹수도 절로절로/김인후(金麟厚)

靑山도 절로절로 綠水도 절로절로
山절로 水절로 山水間에 나도 절로
그中에 절로 자린 몸이 늙기도 절로절로

여러 사람들의 입에 많이 회자되는 ‘절로절로’라는 시조이다.
자연에 순응하여 저절로 살아간다는 순명(順命)의 뜻이 배여 있는 시조다.
청산도 자연 그대로고 녹수도 자연 그대로이다. 이러한 산수의 자연 속에 살아가는
내 자신도 자연 그대로라는 것이다. 불교에서 말하는 나고 죽는 생사(生死)도
자연 그대로라는 것이다.

 

이 시조의 작자 김인후(金麟厚:1510~1560)는 호가 하서(河西)이며 조선조 중기의
문신 학자였다. 31세에 별시에 급제 독서당에 들어간 후 현종 때는 이조판서도 역임했다. 

평생 성리학을 연구했다.
이 시조를 일설에는 송시열(宋時烈:1607~1689)이 지은 것이라고 보는 견해도 있었는데 이는
  <해동가요>에 잘못 오기되어 지은이를 송시열이라 하였기 때문이다.
두 사람의 생몰연대에서 보듯이 김인후가 송시열보다 97년 먼저 태어났다.
김인후의 문집 『하서집』에 ‘자연가’라고 제목된 한문 원문이 실려 있다.
“靑山自然自然 綠水自然自然 山自然水自然 山水間我亦自然”

 

※ 청말근대 화가 조숙유(趙叔孺)의 <金山圖> 성선(成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