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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들이 떠나간 숲은 적막하다 2.산에는 꽃이 피네 - 광복절에 생각한다

새들이 떠나간 숲은 적막하다 2.산에는 꽃이 피네 - 광복절에 생각한다 ♣ 2.산에는 꽃이 피네 - 광복절에 생각한다♣ 이번 태풍의 영향으로 개울물이 불어나 오두막으로 이어진 다리가 떠내려갔다. 비가 멎은 날 아침 개울가에 내려가 다리가 없어진 걸 보고 허망한 감회와 함께 아하 지금까지 이 다리가 세상과 나를 이어 주고 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개울물이 줄어들기까지는 산을 내려갈 수가 없게 되었다. 고립무원孤立無援이란 말을 실감할 수 있다. 통나무로 걸쳐 놓은 다리를 건너다니면서도 이 다리가 세상과 나를 이어주고 있다는 생각을 미쳐 못했었다. 하룻밤 사이에 다리가 없어져 버리니 이 산중이 갑자기 바다에 떠 있는 섬처럼 여겨진다. 우리에게는 건너다니는 다리 말고도 이웃 사이에 놓인 인연의 다리, 관계..

무소유(법정) 2022.02.27

새들이 떠나간 숲은 적막하다 2.산에는 꽃이 피네 - 연못에 연꽃이 없더라

새들이 떠나간 숲은 적막하다 2.산에는 꽃이 피네 - 연못에 연꽃이 없더라 ♣ 2.산에는 꽃이 피네 - 연못에 연꽃이 없더라♣ 요즘 강원도 고랭지에는 감자꽃이 한창이라 더러는 발걸음을 멈추고 귀엽게 피어난 그 꽃과 은은한 향기에 반쯤 취할 때가 있다. 감자꽃의 소박한 아름다움을 나는 고장에 와 지내면서 비로소 알게 되었다. 우리가 감자를 먹을 때 그 꽃과 향기도 함께 음미할 수 있다면 우리들의 식탁은 보다 풍성하고 향기로워질 것이다. 풀과 나무는 다들 자기 나름의 꽃을 피우고 있다. 이웃을 닮으려 하지 않고 패랭이는 패랭이답게, 싸리는 싸리답게 그 자신의 삶을 꽃피우고 있다. 생명이 깃들어 있는 것은 어떤 형태로건 저마다 삶의 가장 내밀한 속뜰을, 꽃으로 피워 보이고 있다. 그래서야 그 꽃자리에 이 다음..

무소유(법정) 2022.02.27

새들이 떠나간 숲은 적막하다 2.산에는 꽃이 피네 - 새벽에 귀를 기울이라

새들이 떠나간 숲은 적막하다 2.산에는 꽃이 피네 - 새벽에 귀를 기울이라 ♣ 2.산에는 꽃이 피네 - 새벽에 귀를 기울이라♣ 새벽에 일어나 세수하고 예불하고 점점 밝아 오는 창 앞에 허리를 펴고 마주앉아 있는 이 투명한 시간을 나는 즐기고 싶다. 차가운 개울물 소리에 실려 어김없이 쏙독새가 '쏙독 쏙독 쏙독' 하고 집 뒤에서 한참을 울어댄다. 달밤이나 새벽에 많이 우는 쏙독새를 일명 머슴새라고도 하는데, 부지런한 이 새의 생태로 봐서 잘 어울리는 이름이다. 이윽고 휘파람 소리로 4박자로 우는 검은등뻐꾸기와 이에 장단이라도 맞추듯'웅 웅 웅' 하고 벙어리 뻐꾸기가 새벽을 밝히고 있다. 이와 같은 자연의 소리는 메말라가며 굳게 닫힌 우리들의 마음을 활짝 열게 해준다. 새벽에 일찍 깨어난 사람들이 누릴수 있..

무소유(법정) 2022.02.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