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 한시 감상

能 八 [능 팔] 여덟가지 잘하는 일

qhrwk 2024. 10. 17. 07:21

 

能 八 [능 팔] 여덟가지 잘하는 일

 

매창, 황진이와 더불어 부용은 조선시대 3대 명기 중의 한 사람이다.
조선 시대 평안도 成川(성천)은 名妓의 배출지로 유명하였다.
어느 해 겨울 신임 평안 감사는 부임 전부터 명기가 많다는 성천에서
芙蓉(부용 : 金雲楚 김운초)은 특히나 유명 하다는 소문을 들어서 알고 있었다.
 
부임한 감사는 그 소문이 참인지를 알아볼 요량으로 정사를 돌보던 중 잠시 틈을 내어
부용을 찾았다. 술잔이 두어 순배 돌았다. 당대의 문장가로도 이름을 날렸던 감사는
부용을 맞아 그녀의 글 솜씨를 시험해볼 작정으로 지필묵을 청하여


' 能八(능팔)' 이라고 써서 부용 앞에 내밀면서

"여러 방면에 뛰어난 명기라 들었다. 글도 잘 지을 터인 즉 '능할 능(能)' 여덟자를 넣어
칠언절구를 지어보아라" 고 청하였다. 순간 부용은 시험 당하는 것 같아 언잖은 마음
없지 않았으나 다소곳이 감사의 命을 따랐다. 저만큼 물러 앉아 생각을 가다듬더니 붓을
달려 서슴없이 써내려갔다. 붓을 놓고 一瞥(일별)후 공손한 자세로 감사에게 올렸다.
 
 
글귀를 받아든 감사는 자신이 청한대로 능할 능能 8字를 넣어 글을 지었으되
내용도 그러하거니와 기승전결(起承轉結)도 잘 맞아 감탄을 하였다.
마지막 구절에서는 얼굴이 붉어지기도 하였단다.
 
 
能 八 [능 팔] 여덟가지 잘하는 일 - 金雲楚[김운초]


成川芙蓉何事能
성천부용하사능
성천 기생 부용은 무슨 일을 잘 할까요

能歌能舞詩詞能
능가능무시사능
소리 잘 하고 춤 잘추고 글 또한 잘 짓지요.
       
能之能中唯一能
능지능중유일능
잘하고 잘 하는 가운데 더 잘 하는 한 가지는 


夜半三更歡夫能
야반삼경환부능
깊은 밤 삼경에 남정네를 즐겁게 하는 거지요.
 

여러 기록들을 보면 부용의 미모는 한참 떨어지는걸로 나온다.미모를 커버하고도 남는
것이 재치와 타고난 시재(詩材)가 있어뭇 남성 풍류객들의 마음을 뒤흔들어 놓은 것이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