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1/18 10

차가운 햇빛 쓸쓸히 창가에 어리니

차가운 햇빛 쓸쓸히 창가에 어리니寒日蕭蕭上瑣窓 한일소소상쇄창차가운 햇빛 쓸쓸히 창가에 어리니 梧葉應恨夜萊霜 오엽응한야래상오동나무 잎은 밤새 내릴 서리를 원망 하겠구나 酒闌更喜團茶苦 주란갱희단다고술 오르고 나면 씁쓸한 차 한 잔 더욱 좋고 夢斷偏宜瑞腦香 몽단편의서뇌향꿈에서 깨어나면 서뇌향 타고 있겠지 송대(宋代)의 여류시인 이청조(李淸照:1081~1150)는 6권의 시집과 7권의 수필집을냈던 문학가로 서정적인 운문(韻文)을 음률에 맞추어 노래로 불리는 사(詞)를 주로지었던 시인이었다.여성 특유의 예리함과 강열한 어법을 구사하여 당대뿐만 아니라 후대에도 높게평가받았던 시인이었다. 그러나 지금 남아 있는 그녀의 시는 극히 일부분으로많은 시가 산실되었다고 한다.원래 이 시는 자고천(鷓鴣天)이라는 연회악(宴會樂)..

흐르는 물은 산을 나가도 산을 그리워하지 않고

※ 명대(明代) 화가 동기창(董其昌)의  扇面流水出山無戀志유수출산무연지흐르는 물은 산을 나가도 산을 그리워하지 않고白雲歸洞亦無心백운귀동역무심흰 구름은 골짜기로 돌아와도 또한 무심하다네一身去來如雲水일신거래여운수이 한 몸 오고 감도 구름과 물과 같아 身是重行眼是初신시중행안시초몸은 다시 와도 눈은 처음 그대로 보고 있네. ※ 북송(北宋) 화가 양사현(楊士賢)의 ?

푸른 산기슭에 집 지어 살지만

※ 남송(南宋)화가 주예(朱銳)의  手卷푸른 산기슭에 집 지어 살지만家住碧山岑가주벽산잠      푸른 산기슭에 집지어 살지만從來有寶琴종래유보금     내 원래 보배 거문고를 가지고 있네.不妨彈一曲불방탄일곡     한 곡조 타 보라면 탈 수 있지만 祗是少知音지시소지음  누가 내 곡조 알아주려나.

겨울밤-혜즙 스님(惠楫 1791~1858)

※ 전곡(錢穀)의  手卷一穗寒燈讀佛經        한 촉 차가운 등불에 불경을 읽다가不知夜雪滿空庭        밤눈이 빈 뜰에  가득 내린줄도 몰랐네深山衆木都無籟        깊은 산 나무들은 아무런 기척없고時有檐氷墮石牀        처마 끝 고드름만 섬돌에 떨어지네깊은 밤 절간 방에서 불경을 읽고 있던 어떤 스님이 있었다.간경삼매에 빠져 밤이 깊은 줄도 몰랐다. 밤중이 훨씬 넘은 시간이 되었는데밖의 기척이 여느 때와 사뭇 다른 것 같다.골짜기를 타고 내려오던 바람소리도 들리지 않고 가끔 처마 밑에서 울던 풍경소리도들리지 않는다. 왜 이리 조용할까?잠시 밖에 귀를 기울였더니 섬돌 위에 무엇이 떨어지는 소리가 나 살며시 문을 열어 보았다. 처마 밑에 달려있던 고드름이 제 무게를 이기지 못해 떨어져 부서지는..

홀로 산림의 초당에서 책이나 즐기며

※ 청대(淸代) 화가 장흡(張洽)의  선면(扇面)홀로 산림의 초당에서 책이나 즐기며獨愛林廬萬卷書  독애임려만권서홀로 산림의 초당에서 책이나 즐기며一般心事十年餘  일반심사십년여한 가지 마음으로 십 년 세월 넘겼다邇來似興源頭會  이래사흥원두회요새 와서 근원에 마주친 것 같아道把吾心看太虛  도파오심간태허도 틀어 내 마음 휘잡아 툭 트인 태허를 본다※ 명대(明代) 화가 전곡(錢谷)의  선면(扇面)  도학을 닦는 공부인은 자기가 추구하는 진리에 대한 본질적 의문을 항상 품고 산다.  만약 이것을 망각하면 우선 자기 자신을 바로 만날 수가 없다.  참선 수행에 있어 이른바 화두라는 것이 바로 자신을 틀어잡는 응집력이다.  학문을 하거나 예술을 하거나 바로 자기 자신을 틀어잡는 응집력이 갖춰져야 한다.  이것이 있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