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 한시 감상 3391

해의추식심상사(解衣推食尋常事)

※ 북송(北宋) 화가 이공린(李公麟)의  수권(手卷)해의추식심상사(解衣推食尋常事)解衣推食尋常事 各有千秋誌願?莫道?江輕薄地 市中還有魯朱家(해의추식심상사 각유천추지원사막도호강경박지 시중환유로주가)은혜를 베풂은 그렇고 그런 일사람마다 나름 장기 있어 거저 도와주지호강이 야박한 곳이란 말은 하지 마시라저자에 또한 노주가 있으니☞ 유아자(柳亞子/1887-1958),  (十章其十) `朱少?`(주소병)- 解衣推食: 옷을 벗어주고 밥을 밀어주다. 은혜를 베풀다. 항우(項羽)가 한신(韓信)에게 유방(劉邦)과 함께 천하를 삼분하자고 제의하자 韓信이 내놓은 대답이 解衣推食이다.劉邦이 자신에게 解衣推食의 은혜를 베풀었는데 그를배신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거절했다는 것이다. ≪사기(史記)≫ 에 나온다.- 各有千秋: 사..

희효병산서재(戱效屛山書齋)

※ 청대(淸代) 화가 거렴(居廉)의 화훼하충(花卉夏蟲)> 원선(圓扇)  희효병산서재(戱效屛山書齋) 炎鬱甚炊蒸 夏蟲難語氷家無紅拂妓 捉?自驅蠅(염울심취증 하충난어빙가무홍불기 착주자구승) 무더위는 불을 때 찌는 것보다 심한데여름 벌레는 얼음을 말하기 어렵지집에 홍불기 없어주미를 잡고 스스로 파리를 쫓네 ☞ 유극장(劉克莊/南宋), 희효병산서재(戱效屛山書齋)> (十詠其四) - 炎鬱: 무더위(悶熱) - 夏蟲難語氷: ≪장자(莊子)≫ 춘추(春秋)>편에 `夏蟲不可以語于氷`(하충불가이어우빙)이라는 말이 나온다. 여름철에만 사는 벌레는 얼음에 대해 말할 수 없다는 뜻이다.견문이 얕은 사람을 비유적으로 이르기도 한다. - 紅拂(妓): 紅拂은 본명이 장출진(張出塵)으로 수(隋)나라 대신 양소(楊素)의 가기(家妓).늘 붉은 먼지..

각화무염학전사(刻畵無鹽學篆沙)

※ 명대(明代) 화가 구영(仇英)의 아집도(雅集圖)> 선면(扇面) (1544年作) 각화무염학전사(刻畵無鹽學篆沙) 小說風烟已自佳 前峰矗矗爲盤牙千重巖壑名卿宅 一簇樓臺刺史家自愧虛凉無物望 難將術業向人誇所聞政績刊金石 刻畵無鹽學篆沙(소설풍연이자가 전봉촉촉위반아천중암학명경택 일족루대자사가자괴허량무물망 난장술업향인과소문정적간금석 각화무염학전사)소설의 풍월은 이미 절로 아름다운데앞쪽 봉우리는 삐죽삐죽 서로 뒤엉겼네천 겹 바위 골짝은 이름난 공경의 저택이요한 무리의 누대는 자사의 집이로다공허하고 쓸쓸하여 명망 없음을 부끄러워하고사람들에게 학술과 기예를 뽐내기도 어려우이들리는 바 정치적 업적을 쇠와 돌에 새기니각화무염으로 모래 위의 전자를 배움이로다☞ 왕양(王洋/南宋),  (二首其一) - 小說: 시정(市井)에서 일어난 일이..

산거만음(山居謾吟)

산거만음(山居謾吟)文章驚世徒爲累 富貴薰天亦?勞何似山窓岑寂夜 焚香默坐聽松濤(문장경세도위루 부귀훈천역만로하사산창잠적야 분향묵좌청송도)문장이 세상을 놀라게 한들 다만 누(累)가 될 뿐이요부귀가 하늘에 닿아도 역시 그저 수고로울 뿐이네어찌 산창의 고요한 밤에향 피우고 말없이 앉아 솔바람에 귀기울임만 하리☞ 단원(檀園) 김홍도(金弘道), - 잠적(岑寂): 적막(寂寞)함.- 단원이 세상을 떠난 뒤 그의 아들 김양기가 부친의 필적을 거두어 만든≪단원유묵첩(檀園遺墨帖)≫에 실린 詩이다.

포의풍류도(布衣風流圖)

포의풍류도(布衣風流圖)紙窓土壁 終身布衣 嘯詠其中(지창토벽 종신포의 소영기중)흙벽에 종이창 내고평생 벼슬하지 아니하며시가(詩歌)나 읊으며 살아가리☞ 단원(檀園) 김홍도(金弘道),  화제(畵題)- 단원의 수작(秀作)으로 평가받는 는 제목에서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듯 방건(方巾)을 쓰고 정좌한 채 당비파(唐琵琶)를 켜는 인물의 모습을 담은 작품이다. 이런 모습은 당시 문인들의 기취(嗜趣)였고, 김홍도 자신이 꿈꾸었던 풍류의 한 단면이기도 했다.참고로 비파에는 향비파(鄕琵琶)와 당비파(唐琵琶) 두 가지가 있다. 향비파는 곧은 목에 5줄, 당비파는 굽은 목에 4줄로 되어 있다.의관이자 서화 수장가였던 석농(石農) 김광국(金光國)의 인장(印章) 중에 欲藏萬卷異書 終身嘯詠其中(욕장만권이서 종신소영기중: "많은 책,..

애절양(哀絶陽)

애절양(哀絶陽)蘆田少歸哭聲長 哭向縣門號穹蒼夫征不復尙可有 自古未聞男絶陽舅喪已縞兒未燥 三代明簽在軍保薄言往?虎守? 里正咆哮牛去? 磨刀入房血滿席 自恨生兒遭窘厄(노전소귀곡성장 곡향현문호궁창부정불복상가유 자고미문남절양구상이호아미조 삼대명첨재군보박언왕소호수혼 이정포효우거조마도입방혈만석 자한생아조군액)갈밭 마을 젊은 아낙, 울음도 서러워라동헌 향해 통곡하고 하늘에 울부짖네군인 남편 못 돌아옴은 있을 법한 일이지만예로부터 남자 절양(絶陽) 들어보지 못했노라시아버지 죽어 이미 상복 입었고 갓난아이 배냇물도 안 말랐는데삼대의 이름이 병적(兵籍)에 실리나니달려가 억울함 호소하려도 범 같은 문지기 버티어 섰고이정(里正)이 호통하여 소마저 끌고 갔네남편이 칼 갈아 방안으로 들어가자 붉은 자리에 낭자하구나스스로 한탄하네 '아이 낳..

답준서기학시(答俊書記學詩)

♣ 답준서기학시(答俊書記學詩) ♣  詩爲禪客添花錦 禪是詩家切玉刀시위선객첨화금 선시시가절옥도시는 선객을 위하여 금상첨화의 격을 이루고선은 시인의 옥을 다듬는 보도가 되어주네☞ 원호문(元好問), /- 원호문(元好問, 1190∼1257): 금(金)∼원(元) 시대의저명한 문학가이자 사학자. 자(字)는 유지(裕之) 호(號)는유산(遺山). 흔히 유산선생(遺山先生)으로 불렸다.

도불원인인원도(道不遠人人遠道)

♣ 도불원인인원도(道不遠人人遠道) ♣ 道不遠人人遠道 山非離俗俗離山(도불원인인원도 산비이속속리산)도는 사람을 멀리 하지 않건만 사람이 도를 멀리하고산은 속세를 떠나지 않건만 속세가 산을 떠나네☞ 조선 선조 때의 학자이자 시인인 백호(白湖) 임제(林悌)가 속리산(俗離山)을 두고읊은 것이라 한다.조선 중기, 그러니까 16세기 네 차례의 사화(士禍)로 선비들이 무더기로 비명횡사하거나 권력투쟁의 와중에 겁화를 입었다. 이 때 기개 있고 절조 있는 선비들은 출사(出仕)를포기하고 강호로 숨어들었다. 속리산에 몸을 두었던 대곡(大谷) 성운(成運)은 대표적인 인물 가운데 한 사람이다.임제는 대곡(大谷)의 제자로 어느 해 스승이 은거하고 있던 속리산 자락, 오늘날의 모현암(慕賢庵) 근처로 찾아왔다가 유명한 이 구절(句節)..

군자행의(君子行義)

※ 근현대 중국화가 이고선(李苦禪)의  (1973年作)  군자행의(君子行義) 蘭生幽谷 不爲莫服而不芳 난생유곡 불위막복이불방  난초는 그윽한 골짜기에서 자라되맡아주는 이 없다하여 향기를 멈추지 않고舟在江海 不爲莫乘而不浮주재강해 불위막승이불부배는 강과 바다에 있으되타는 이 없다하여 뜨는 것을 마다하지 않으며君子行義 不爲莫知而止休 군자행의 불위막지이지휴군자는 의로움을 행함에 있어알아주는 이 없다하여 이를 그만두지 않는다네☞ ≪淮南子≫   ※ 근현대 중국화가 백초(白蕉)의 幽谷蘭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