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는 해 맑은 못을 비춰 주기에
落日臨淸池
낙일임천지
지는 해 맑은 못을 비춰 주기에
披襟照我面
피금조아면
가슴 풀고 내 얼굴 비추어 보니
古跡尙依然
고적상의연
옛 자취는 아직 그대로인데
古人不可見
고인불가견
옛 사람은 만나 볼 수가 없구나.
최경창(崔慶昌: 1539~1583)은 조선조의 유명한 시인이었다.
호는 고죽(孤竹)으로 선조때 군직(軍職)인 종성부사를 역임했다. 당시풍(唐詩風)의 시를
잘 지어 이달(李達), 백광훈(白光勳)과 함께 조선조 삼당시인(三唐詩人)으로 불리어졌다.
그의 시는 매우 청아하다고 평가 받는다. 위의 시는 시인 묵객들이 많이 모이던 무이동(武夷洞)에서 지어 제목이 무이동으로 되어 있다. 이곳에서 그는 이이(李珥), 송익필(宋翼弼), 최립(崔岦) 등과 시가를 주고받았다 고 알려져 있다. 한때 시흥을 즐기던 사람들이
떠나간 것을 아쉬워하며 인생무상을 노래하고 있는 듯하다.
그는 관기 홍랑(洪朗)을 만나 시를 주고받는다. 홍랑은 고죽을 사모하여 그의 부임지에
따라가기도 하였다. 고등학교 국어 교과서에 실렸던 홍랑이 최경창을 두고
지은 시조가 있다.
“묏버들 가려 꺾어 임에게 보내노니
주무시는 창밖에 심어 놓고 보소서
밤비에 새잎 나거든 날인가도 여기소서.“
고죽은 만년에는 무고와 모함으로 파직을 당하기도 하고 가난에 시달리기도 했다.
마흔 다섯에 새 관직에 임명되어 서울로 올라오다 종성의 객사에서 병으로 죽었다.
작가미상의 옛 중국화 <어부도(漁父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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