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는 별, 나는 달 - 무용선사
一星天上落
일성천상락
하늘에서 떨어진 별 하나
五馬踏江南
오마답강남
다섯 필의 말 강남을 찾다
德振風行草
덕진풍행초
풀 위에 불리는 바람같은 덕
心虛月印潭
심허월인담
마음 비어 달은 못에 비치다
訟餘來鳥雀
송여래조작
공무 여가엔 새떼도 찾아오고
琴了續淸談
금료속청담
거문고 마치자 맑은 이야기 이어지네
照夜光無盡
조야광무진
밤 밝히는 빛 끝 없어서
寒輝物外점
한휘물외점
싸늘히 이 물외의 자리 비추오
그러니까 스님의 처지에서 지방장관에게 준 것이다.
시어의 내용은 지방장관에 대한 찬미로 일관되어 있지만, 시의 소재적 선택이나,
시어의 흐름은 스님으로서의 법도를 잃지않고 있다.
첫 연에서 상대방을 하늘에서는 별이요 땅에서는 말로 비유하는
수사성에서부터 시의 수사성이 뛰어나 보인다.
이렇듯 별과 말로 상징되는 장관이니, 그 덕은 바로 풀 위에 불리는 바람이다.
백성은 이 바람의 향방으로 쓸리는 풀이요, 이 풀의 영양으로 살아가는 양이다.
공무에 아무리 바쁘지만 달빛으로 비유되는 해맑은 본성의 진여
잃지않은 장관이다.
백성은 수하다. 모두 비어있는 마음이다. 물의 속성처럼 잔잔하다.
여기에 장관의 덕성스런 마음바탕이 인 찍혀지는 것이다.
이렇듯 상대방을 칭송하면서도 그가 하여야 할 의무와 직분을
시어에 담고 있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시어들은 불가 본유의 비유를 함축하고 있으니,
이것이 스님들의 높은 문학성이요,
또한 중생의 제도력이라 해야 할 것이다.
이어지는 시어는 관장으로서 집무의 여가에 즐기는 인간적 한적함이다.
공무의 여가에는 자연과도 친할 수가 있으니, 송사의 여가에 찾아오는
새떼이고, 거문고를 멈추면서 또다시 이어지는 해맑은 대화들이다.
그러기에 스님을 찾거나 스님이 찾아가는 만남이 될 수 있었다.
두 사람 사이를 밤 새워 비추는 달빛은 너무나 고결한 자리이기에
싸늘한 빛으로 상징되고, 그 자리는 사물 밖의 물외의 자리가 되었다.
그야말로 격의없는 만남이니, 하늘에서 떨어진 별과 강심에 잠겨있는
달의 만남이라 해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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