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로운 글

노 자

qhrwk 2022. 6. 28. 11:51

노 자

 

반항정신을 가진 사람은 아무리 오랜 세월 구축된 이상향이라도 그 모든 것들에 대해 깨어있어야 하고,
사회가 만들어놓은 세뇌화가 아니라 자기 자신의 자각과 이해에 따라서 대응해야 할 것이다.
그것이 진정한 포기이다.
고대 중국의 진정한 반항아였던 노자-그는 고타마 붓다나 마하비라보다 더 진정한 의미의 반항아였다.
그는 세상 속에 머물면서 그 안에서 싸웠기 때문이다-는 도피하지 않고 자기 자신을 빛 삼아 투쟁하며 살았다.
그는 매우 지혜로웠기 때문에 황제가 그를 총리대신으로 삼고자 초청했을 정도였다.
노자는 황제의 제의를 단박에 거절했다.

“우리가 어떤 일에 있어서 똑같은 결론에 도달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당신의 제의를 거절해야겠습니다.
당신은 선조들이 부여한 이상향에 따라 살고 있지만, 나는 내 자신의 양심에 따라서 살고 있습니다.”
그러나 황제는 완강했다. 무슨 문제가 생길 거라고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노자가 궁정에 들어선 첫 날, 한 도둑이 불려왔다. 그는 도시에서 가장 부유한 사람의 집을 도둑질하다가
현장에서 붙잡혔다. 그는 자신의 범죄를 인정했다. 노자는 부자와 도둑 모두에게 각각 6개월의 징역형을 선고했다.
그러자 부자가 말했다.

“뭐라고요? 도둑을 맞은 희생자는 저인데 제가 왜 처벌을 받아야 하나요? 당신 혹시 미친 것 아닙니까?
돈을 가진 사람이 도둑을 맞았는데 처벌을 받은 일은 역사적으로 유례가 없습니다.”
노자가 대답했다.
“사실 그대는 도둑보다 더 긴 징역형을 받아야 마땅하다. 나는 그대에게 큰 자비를 베푼 것이다.
그대는 도시의 모든 돈을 긁어모았기 때문이다. 그대는 돈이 하늘에서 뿌려진다고 생각하는가? 도둑이 생겨날 정도로
이들을 가난하게 만든 장본인은 누구인가? 바로 그대에게 책임이 있다.


그리고 이것은 모든 도둑질에 대한 나의 공통적인 판결이 될 것이다. 두 사람 모두 감옥에 가게 될 것이다.
그대의 죄는 더욱 크지만, 그에 비하면 저 도둑의 죄는 아무것도 아니다. 그가 가난해진 것에 대한 책임이 그대에게 있다.
만약 그가 그대의 금고에서 약간만 훔쳤다면 그것은 큰 죄도 아니다. 그 돈은 그대가 착취한 수많은 가난한 자들의 것이다.
그대는 더 큰 부자가 되었지만 더 많은 사람들이 더 가난해졌다.”

부자는 생각했다.
‘이 사람은 완전히 미친 게 분명하다.’
그가 말했다.
“황제를 직접 만나고 싶소.”
그는 엄청난 부자였기 때문에 황제도 그에게서 돈을 빌리곤 했다. 그가 황제에게 이 모든 일을 말했다.


“이 사람을 궁정에서 몰아내지 않는다면, 황제도 나처럼 되고 말 것입니다. 당신의 모든 부귀는 어디에서 온 것입니까?
내가 범죄자라면, 당신은 훨씬 더 큰 범죄자입니다.”
황제는 이 상황의 핵심을 파악했다. 그가 노자에게 말했다.
“우리가 똑같은 결론에 도달하기가 어려울 거라는 당신의 말이 옳았던 것 같습니다. 당신은 일을 그만두셔도 좋습니다.”


- 오쇼의 <네멋대로 살아라> 중에서

 

'향기로운 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세상에서 가장 행복할 때는  (0) 2022.06.28
왕 관  (0) 2022.06.28
담 배  (0) 2022.06.28
절간 이야기  (0) 2022.06.23
절간 이야기  (0) 2022.06.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