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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의 자작나무 숲 길에서 법정 스님의 법 문을 새기다

유월의 자작나무 숲 누가 하라고 등떠미는것도 아닌데, 20년 그려왔으니 한번쯤은 해 보고 싶은 마음을 접을 수 없어서 내년봄쯤 개인전 준비하고 있습니다. 늦게 시작한 그림이고 또 경력을 쌓아야 할 젊은 나이도 아니어서 그저, 한때 소망하던 화가의 길을 잠시 걷고 있을 뿐, 누구에게 부담이 되거나 자존심을 상할 우려에선 비켜서서 그릅전이나 협회전등에 가끔씩 출품해 왔습니다만, 그 단 한번의 개인전에 걸고 싶은 그림중에 자작나무를 소재로한 "자작나무숲의 四季"를 준비하고 있는데, 봄 풍경을 놓쳤어요. 마침, 자주가는 카페, 여행 바람처럼...에서 자작나무 숲에 간다기에 좀 늦은 감은 있지만, 다른 생각 할 겨를없이 신청했습니다. 안개 자욱하거나, 비 내리는 풍경속을 걷는 일정이라고 했지만, 그림 소재가 필요..

무소유(법정) 2022.01.09

[법정스님과 만난 사람들] 진명 스님 /푸른바다

♣연꽃 만나러 가는 바람같이♣ 섭섭하게, / 그러나 아주 섭섭하지는 말고 / 좀 섭섭한듯만 하게, // 이별이게, / 그러나 아주 영 이별은 말고 / 어디 내생에서라도 / 다시 만나기로 하는 이별이게, // 연꽃 / 만나러 가는 / 바람이 아니라 / 만나고 가는 바람같이… // 엊그제 / 만나고 가는 바람이 아니라 / 한두 철 전 / 만나고 가는 바람같이… “적어도 일 년에 한 번은 꼭 연꽃마지를 하러 떠났죠. 갈 때는 미당 서정주 선생 시 ‘연꽃 만나고 오는 바람같이’를 꼭 읊으면서 가곤 했어요. 백련이 지닌 깊은 기품을 스님이 참 좋아하셨어요.” 법정 스님과 연꽃 마지를 가는 풍경을 떠올리는 진명 스님. 그 눈매에 법정 스님에 대한 그리움이 가득하다. 진명 스님은 법정 스님을 단발머리 소녀 때 출가를..

무소유(법정) 2022.01.09

사사곡(思師曲) / 덕현스님=법정스님을 그리며

♣ 사사곡(思師曲) / 덕현스님=법정스님을 그리며♣ 투명한 봄햇살이 누리에 가득하다. 새벽달은 그냥 예처럼 밝았다. 몸살이 나서야 조금 생긴 여유. 그러나 도량 거니는 발걸음 헛헛해라. 담벼락의 투박함 뒤에 숨어 있다 꽃봄의 문을 여는 영춘화(迎春花)의 놀라운 웃음. 문득 눈이 뜨인다. 아, 스님도 그랬었구나. 서슬이 죽지 않은 크리스탈처럼, 끌리지만 만질 수 없는 사람이었으되, 문득 가슴 따뜻한 사람을 만나면 온 영혼을 열어 함께 피던 꽃이었구나. 모퉁이 돌아서면, 스님처럼 사람 없는 곳에서 더 빛나는 이 매화의 고졸함이 있다. 스님은 섬진강가 마을 먹점골 매화가 제일 좋다고 그 청매 꽃그늘에서 차를 드시기도 하셨었지. 담장 밑 조금 낮은 곳에는 5월의 영광을 미리 준비하는 모란의 불그레한 새 순들이 ..

무소유(법정) 2022.01.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