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은 반공에 솟은 듯 //혜즙대사의 시御風千인上(어풍천인상)身在半天中(신재반천중)鳥嶼變碁布(조서변기포)村家蓮蘂通(촌가련예통)秧承宵雨嫩(앙승소우눈)帆借夕陽紅(범차석양홍)未了相酬句(미료상수구)忽鳴上界鍾(홀명상계종)천 길 위에서 바람을 타니 몸은 반공에 솟은 듯섬들은 바둑판으로 펼쳤고 촌집은 연꽃 길로 통했네밤비를 맞아 연해진 새싹 돛은 석양빛 빌려 붉었다아직 주고 받을 시 못 마쳤는데 갑자기 산 위의 종이 울리네.혜즙대사의 시이다. 범영봉에 올라(登泛瀛峰) 지은 시이다. 건물을 투시해 보는 그림을 조감도라 한다. 마치 새가 공중에 떠서 내려다 보는 것 같기 때문이다. 이 시는 자연의 조감도이다. 바람을 조절하여 천길 산정을 올랐다. 내 육신은 이미 새가 된 것이다. 비록 산마루의 한 점의 정상이지만, 허공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