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공부

분별하여 편 가르니 세상이 시끄럽다

qhrwk 2025. 1. 25. 06:08

 

♣분별하여 편 가르니 세상이 시끄럽다 ♣

空色觀來色卽空  更無一物可相容
松非有意當軒翠  花自無心向日紅
同異異同同異異  異同同異異同同
欲尋同異眞消息  看取高高最上峯

공(空)과 색(色) 살펴보면 색이 곧 공이거니
다시금 한 물건도 서로 용납함이 없네.
소나무 별 뜻 없이 집 앞에 푸르르고
꽃은 절로 무심하게 해를 향해 붉게 폈다.
다름을 같다 하고 같음을 다르다 하니 같고 다름 같지 않고
같음을 다르다 하고 다름을 같다 하니 다르고 같음이 같도다.
같고 다른 진짜 소식 찾고자 한다면은
높고 높은 최정상서 살피어 보시게나. 

공즉시색(空卽是色), 색즉시공(色卽是空)이라 했다.
사람들은 허실(虛實)을 따지고 득실(得失)을 헤아리느라 바쁘지만,
그 사이에는 조금의 틈도 없다.

무엇이 색이고 무엇이 또 공인가?
집 앞에 서서 사시장철 푸름을 뽐내는 소나무는 색인가?
잠시 피었다 금세 스러질 저 꽃은 공인가?

소나무와 꽃은 같으면서 다르고, 다르지만 같다.
이것은 나무요 저것은 꽃이니 다르다면 다르고,
이것은 오래 가고 저것은 잠깐 뿐이니 다르다면 다르다.

하지만 종당에는 다 시들고 베어지니 막상 다를 것도 없다.
공(空)과 색(色)의 자리에 동(同)과 이(異)를 넣어
장광설의 말장난을 늘어놓았다.

시비는 어디서 생기는가? 다른 것을 굳이 같다고 하고,
같은 것을 다르다 하는데서 생긴다. 같을 것도 다를 것도 없는데,
분별하여 편 가르니 세상이 시끄럽다.

자연은 뜻 없이 무심한데, 유의(有意)한 인간들이 공연히 해석하느라 바쁘다.
같고 다름의 분별에 대해 알고 싶은가?
가장 높은 꼭대기로 가서 보라. 세상 만물이 한 눈에
들어오는 지점, 같고 다름이 대번에 판가름
나는 장소로 찾아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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