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 한시 감상 3376

秋夕樓居(추석루거) - 오융(吳融). 당나라 시인

秋夕樓居(추석루거) - 오융(吳融). 당나라 시인月裏靑山淡如畵월이청산담여화달빛 속의 푸른 산 그림과 같고露中黃葉颯然秋노중황엽삽연추이슬 맞은 누런 잎 삽연한 가을危欄倚偏都無寐위란의편도무매높은 난간에 의지해 잠 못 이룸은祗恐星河墮入樓지공성하타입루은하수가 다락 위로 떨어질까 봐 ※ 청대(淸代) 서화가 장조(張 照)의

重陽(중양) - 만해 한용운

重陽(중양) - 만해 한용운九月九日百潭寺구월구일백담사구월 초아흐레 중양절 백담사萬樹歸根病離身만수귀근병리신온 나뭇잎이 지고 내 병도 낫네閒雲不定孰非客한운부정숙비객구름 흐르거니 누군 나그네 아니며黃花已發我何人황화이발아하인국화 이미 피었는데 나는 어떤 사람인가溪磵水落晴有玉계간수락청유옥시냇물 말라 돌이 구슬 같고鴻雁秋高逈無塵홍안추고형무진하늘 높이 기러기 나는 곳 먼지와 멀어午來更起蒲團上오래갱기포단상낮 되어 다시 방석 위 일어서니千峰入戶碧嶙峋천봉입호벽인순첩첩한 천봉만학(千峰萬壑) 문으로 들어오네. ※ 청대(淸代) 화가 오도(吳滔)의

拾栗(습률) - 이인로(李仁老) 밤을 주우며

拾栗(습률) - 이인로(李仁老) 밤을 주우며 霜餘脫實亦斕斑상여탈실역란반서리 뒤에 터진 열매 반짝거리고曉濕林間露未乾효습림간로미건새벽 습한 숲엔 이슬 아직 마르지 않았다.喚起兒童開宿火환기아동개숙화어린아이 불러 묵은 불씨 헤쳐 보니燒殘玉殼迸金丸소잔옥각병금환옥 껍질 다 탄 재에 황금 탄환 터진다.※ 청대(淸代) 화가 비이경(費以耕)의 ?

강마을 갈대 밭에 밤되자 찬 서리 내리는데

강마을 갈대 밭에 밤되자 찬 서리 내리는데水國蒹葭夜有霜수국겸가야유상강마을 갈대밭에 밤되자 찬 서리 내리는데月寒山色共蒼蒼월한산색공창창차가운 달은 산색과 함께 푸르기 짝이 없네.誰言千里自今夕수언천리자금석누가 오늘 저녁 천리 밖에 있다할까離夢杳如關塞長이몽묘여관새장 떠나간 꿈도 아득하기 변방만큼 멀구나.梅页설도(薛濤:770~832)는 중국 당나라 때의 유명한 여류시인이었다.어렸을 때부터 총명하여 글을 잘해 8살 때부터 시를 지었다.그러다 집안이 몰락하여 열여섯 살에 기생이 되었다. 그 후 그녀는 수많은 시를쓰기 시작한다. 그녀는 당대의 시인 백낙천, 원진, 유우 등과 시를 주고받으며 교류하는사이가 되었다. 그녀는 기녀였기 때문에 결혼을 못해 보고 예순세 살의 나이로 죽었다. 그녀가 죽자 시인 이덕유와 유우석은 ..

차가운 햇빛 쓸쓸히 창가에 어리니

차가운 햇빛 쓸쓸히 창가에 어리니寒日蕭蕭上瑣窓 한일소소상쇄창차가운 햇빛 쓸쓸히 창가에 어리니 梧葉應恨夜萊霜 오엽응한야래상오동나무 잎은 밤새 내릴 서리를 원망 하겠구나 酒闌更喜團茶苦 주란갱희단다고술 오르고 나면 씁쓸한 차 한 잔 더욱 좋고 夢斷偏宜瑞腦香 몽단편의서뇌향꿈에서 깨어나면 서뇌향 타고 있겠지 송대(宋代)의 여류시인 이청조(李淸照:1081~1150)는 6권의 시집과 7권의 수필집을냈던 문학가로 서정적인 운문(韻文)을 음률에 맞추어 노래로 불리는 사(詞)를 주로지었던 시인이었다.여성 특유의 예리함과 강열한 어법을 구사하여 당대뿐만 아니라 후대에도 높게평가받았던 시인이었다. 그러나 지금 남아 있는 그녀의 시는 극히 일부분으로많은 시가 산실되었다고 한다.원래 이 시는 자고천(鷓鴣天)이라는 연회악(宴會樂)..

흐르는 물은 산을 나가도 산을 그리워하지 않고

※ 명대(明代) 화가 동기창(董其昌)의  扇面流水出山無戀志유수출산무연지흐르는 물은 산을 나가도 산을 그리워하지 않고白雲歸洞亦無心백운귀동역무심흰 구름은 골짜기로 돌아와도 또한 무심하다네一身去來如雲水일신거래여운수이 한 몸 오고 감도 구름과 물과 같아 身是重行眼是初신시중행안시초몸은 다시 와도 눈은 처음 그대로 보고 있네. ※ 북송(北宋) 화가 양사현(楊士賢)의 ?

푸른 산기슭에 집 지어 살지만

※ 남송(南宋)화가 주예(朱銳)의  手卷푸른 산기슭에 집 지어 살지만家住碧山岑가주벽산잠      푸른 산기슭에 집지어 살지만從來有寶琴종래유보금     내 원래 보배 거문고를 가지고 있네.不妨彈一曲불방탄일곡     한 곡조 타 보라면 탈 수 있지만 祗是少知音지시소지음  누가 내 곡조 알아주려나.

겨울밤-혜즙 스님(惠楫 1791~1858)

※ 전곡(錢穀)의  手卷一穗寒燈讀佛經        한 촉 차가운 등불에 불경을 읽다가不知夜雪滿空庭        밤눈이 빈 뜰에  가득 내린줄도 몰랐네深山衆木都無籟        깊은 산 나무들은 아무런 기척없고時有檐氷墮石牀        처마 끝 고드름만 섬돌에 떨어지네깊은 밤 절간 방에서 불경을 읽고 있던 어떤 스님이 있었다.간경삼매에 빠져 밤이 깊은 줄도 몰랐다. 밤중이 훨씬 넘은 시간이 되었는데밖의 기척이 여느 때와 사뭇 다른 것 같다.골짜기를 타고 내려오던 바람소리도 들리지 않고 가끔 처마 밑에서 울던 풍경소리도들리지 않는다. 왜 이리 조용할까?잠시 밖에 귀를 기울였더니 섬돌 위에 무엇이 떨어지는 소리가 나 살며시 문을 열어 보았다. 처마 밑에 달려있던 고드름이 제 무게를 이기지 못해 떨어져 부서지는..

홀로 산림의 초당에서 책이나 즐기며

※ 청대(淸代) 화가 장흡(張洽)의  선면(扇面)홀로 산림의 초당에서 책이나 즐기며獨愛林廬萬卷書  독애임려만권서홀로 산림의 초당에서 책이나 즐기며一般心事十年餘  일반심사십년여한 가지 마음으로 십 년 세월 넘겼다邇來似興源頭會  이래사흥원두회요새 와서 근원에 마주친 것 같아道把吾心看太虛  도파오심간태허도 틀어 내 마음 휘잡아 툭 트인 태허를 본다※ 명대(明代) 화가 전곡(錢谷)의  선면(扇面)  도학을 닦는 공부인은 자기가 추구하는 진리에 대한 본질적 의문을 항상 품고 산다.  만약 이것을 망각하면 우선 자기 자신을 바로 만날 수가 없다.  참선 수행에 있어 이른바 화두라는 것이 바로 자신을 틀어잡는 응집력이다.  학문을 하거나 예술을 하거나 바로 자기 자신을 틀어잡는 응집력이 갖춰져야 한다.  이것이 있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