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 한시 감상 3376

각사불형(覺詐不形)-채근담(菜根譚)

각사불형(覺詐不形)覺人之詐각인지사 남이 나를 속이는 것을 깨닫고도不形於言불형어언 말로 나타내지 아니하고受人之侮수인지모남에게 모욕을 당하면서도不動於色부동어색낯빛을 변하지 않는 그 가운데 此中有無窮意味 차중유무궁의미 무궁무진한 뜻이 있고亦有無窮受用역유무궁수용또한 무궁무진한 작용이 있느니 ≪채근담(菜根譚)≫◇ 명대(明代) 화가 남영(藍瑛)의  (設色絹本, 164×47cm)

장신삼굴(藏身三窟)-채근담(菜根譚)

장신삼굴(藏身三窟)藏巧於拙장교어졸교묘한 재주를 졸렬함으로 감추고用晦而明용회이명 지혜를 숨기고도 명찰을 잃지 않으며 寓淸于濁 우청우탁 청렴함을 지키면서도 혼탁함에 몸을 맡기고 굽힘으로써몸을 펴는 것以屈爲伸 이굴위신굽힙으로써  몸을 펴는것 眞涉世之一壺 진섭세지일호이것은 진정 세상을 살아가는 안전한 길이요 藏身之三窟也장신지삼굴야몸을 감추는데 필요한 은신처가 될 것이다☞≪채근담(菜根譚)≫- 삼굴(三窟): ≪전국책(戰國策)≫에 나오는 '교토삼굴'(狡兎三窟)에서 유래한 말이다. 교활한 토끼는 세 개의 굴을 파놓아 온전히 목숨을 보존한다는 뜻이다. 같은 표현이지만 교토삼혈(狡兎三穴)이라는 말도 쓰인다.碁有別智 기유별지 바둑의 지혜는 따로 있고 酒有別腸 주유별장술 먹는 데에도 별도의 장(腸)이 있지狡兎三穴교토삼혈교활한..

송기(宋祁/北宋), <고의(古意)> (四首其一)

※ 현대 중국화가 공주(工鑄)의 ≪장자(莊子)≫ 에 나오는 얘기이다. 肆威矜逐逐사위긍적적방자한 위세는 자랑하기에 정신없고索黨恣??삭당자은은공허한 무리는 방종하느라 컹컹대지盜蹠眞知道 도척진지도도척은 참으로 도를 알았나니餘財欲汚人여재욕오인남겨진 재산이 사람을 더럽히려 하네송기(宋祁/北宋),  (四首其一)- 逐逐: 계속 추구함. 빠른 모양. 바쁘게 뛰어다니는(奔忙) 모양.- ??: 개 짖는 소리. 멍멍. 컹컹.- 餘財: 사람이 죽은 후나, 어떤 일을 하고 난 뒤 남은 재산.※ 현대 중국화가 왕대관(王大觀)이

도역유도(盜亦有道)신기질(辛棄疾/南宋)

※ 현대 중국화가 범증(范曾)의  (1976年作)도역유도(盜亦有道)?蹠?名丘도척당명구도척은 공자를 멋대로 이름하였고 孔子還名蹠공자환명척공자 또한 도척을 이름하였네蹠聖丘愚直至今 척성구우직지금도척의 거룩함과 공자의 어리석음이 곧장 오늘에 이르렀으니美惡無眞實미악무진실아름다움과 미움에 참으로 실다움이 없구나簡冊寫虛名간책사허명 서책에 헛된 이름을 쓰고 ?蟻侵枯骨누의침고골땅강아지와 개미가 말라빠진 뼈를 범하였네千古光陰一?時천고광음일삽시천 년 세월이 한 순간이러니且進杯中物차진배중물이제 한 잔 들어 볼거나신기질(辛棄疾/南宋),  (其一) `음주패덕`(飮酒敗德)※ 현대 중국화가 후일민(侯一民)의  (1974年作)

현애살수장부아(懸崖撒手丈夫兒)

※ 명대(明代) 여류화가 유여시(柳如是)의 현애살수장부아(懸崖撒手丈夫兒)- 당(唐)나라 때 고승 황벽희운(黃檗希雲)선사는 에서 이렇게갈파하고 있다.塵勞?脫事非常 진로형탈사비상번뇌를 벗어남은 예삿일 아니니緊把繩頭做一場긴파승두주일장화두를 굳게 잡고 한바탕 애쓸지어다不是一番寒澈骨불시일번한철골차가움이 한번 뼈 속에 사무치지 않았다면爭得梅花撲鼻香 쟁득매화박비향어찌 코를 찌르는 매화향기를 얻으리- 塵勞(진로): ①번뇌(煩惱) ②세속적인 노고(勞苦) ※ 현대 중국화가 관산월(關山月)의

"바람이 움직이는 것"(一云風動) "깃발이 움직이는 것"

※ 명대(明代) 화가 정운붕(丁雲鵬)의 - 당나라 의봉(儀鳳) 원년 서기 676년 광주(廣州) 법성사(法性寺)에서 인종법사(印宗法師)가 열반경을 강해(講解)하고 있었다. 그 때 바람이 불어 깃발이 나부꼈다. 그것을 보고 있던 사람들 사이에 조그만 언쟁이 벌어졌다. 어떤 이는 "바람이 움직이는 것"(一云風動)이라 하고, 어떤 이는"깃발이 움직이는 것"(一云幡動)이라고 하여 의견이 분분했다.이때 함께 강의를 듣고 있던 사람 가운데 한 사람이 "그것은 바람이나 깃발이 움직인 것이 아니라 스스로 마음이 움직인 것이오"(直以風幡非動 動自心耳) 하였다.그 말에 놀란 인종이 그에게 불법을 청하면서 "소문에 홍인의 의발이 남쪽으로 전해졌다고 하는데 혹시 그대가 전수자요?" 하고 물었다. 이에 그는 "그렇소" 하며 지니..

休休更休休-휴휴갱휴휴

※ 청대(淸代) 화가 이인(李因)의 休休更休休휴휴갱휴휴 한 생각을 놓고 또 놓아버리니 萬海上波靜만해상파정온 바다의 파도가 고요하도다지월병안(指月炳安, 1911∼1873)- 지월 스님이 평소 거처하는 해인사(海印寺) 방 벽에 자신의 경계로 써놓은 붓글씨 일구(一句)였다고 한다.休休更休休에 대한 해석은 "번뇌 망상을 쉬고 또 쉬니"로 해석해 볼 수도 있을 것 같다. '한 생각'이란 곧 '번뇌와 망상'이요 無明이기 때문이다.※ 청말근대 화가 왕진(王震)의

三日修心千載寶 삼일수심천재보

※ 근현대 중국화가 장대천(張大千)의  선면(扇面) (1935年作)三日修心千載寶 삼일수심천재보삼일 닦은 마음은 천년의 보배요百年貪物一朝塵백년탐물일조진백년 탐낸 재물은 하루아침의 티끌이라※ 작가미상의 옛 중국화 - 불교경전의 하나인 ≪잡아함경(雜阿含經)≫에 나오는 구절로 알고 있다. 고려시대대선사인 야운스님의 ≪자경문≫에도 나온다. 사찰이나 가람을 찾다보면 어렵잖게발견하게 되는 경구(警句)이기도 하다.- 천재보(千載寶)의 재(載)는 '싣는다'는 뜻이 아니라 년(年)이라는 의미이다.재(載)는 년(年)의 고자(古字)이다.양한(兩漢)시대에 나온 작자미상(作者未詳)의 시를 고시(古詩)라고 한다. 古詩 가운데떠오르는 한 구절이 있다.生年不滿百생년불만백 백년도 못사는 인생이거늘常懷千歲憂상회천세우천년의 근심을 안고 사..

함허당 득통(涵虛堂 得通), ≪금강경오가해(金剛經五家解)≫ 중에서

※ 현대 중국화가 잠기(岑其)의  수권(手卷)世人無病세인무병사람들에게 병(病)이 없으면 醫王拱手의왕공수의왕(醫王)은 팔짱을 끼고 있을 것이며衆生無垢중생무구중생(衆生)에게 허물이 없으면 佛自無爲불자무위부처가 할 일이 없을 것이다.함허당 득통(涵虛堂 得通), ≪금강경오가해(金剛經五家解)≫ 중에서※ 근현대 중국화가 사치류(謝稚柳)의  (1943年作)- 의왕(醫王): 아난다의 창병을 고친 인도의 명의 기바(耆婆). 또는 넓은 의미에서 중생들의 마음의 아픔을 어루만져주는 의사에 비겨 석가모니를 일컫는 표현이기도 하다.- 지바카코마라바카[耆婆]: 부처를 치료한 고대 인도의 최고 명의였다. 보통 기바라고한다. 마가다왕국 빔비사라왕과 창녀와의 사이에서 출생하였다고 한다. 북인도의 명의힝카라 밑에서 의술을 전수했다. 어..

운봉지선(雲峰志璿/宋), <게(偈)> (五首其四)

※ 근현대 중국화가 서중남(徐仲南)의  (1944年作)聲色頭上睡眠성색두상수면 온갖 경계 속에서도 잠을 자고虎狼群裏安禪호랑군리안선맹수의 무리들 속에서 참선에 드네?棘林??身 형극림내번신 맹수의 무리들 속에서 참선에 드네雪刃叢中游戱설인총중유희가시덤불 속에서 몸을 뒤집고 예리한 칼날들 가운데서 노닐지  竹影掃階塵不動죽영소계진부동대나무 그림자 섬돌을 쓸어도 티끌 하나 일지 않고月穿潭底水無痕월천담저수무흔달빛이 못 바닥을 뚫어도 물에는 자취가 남지 않네운봉지선(雲峰志璿/宋),  (五首其四)※ 청말근대 화가 유석린(劉錫麟)의 - 聲色: 색·성·향·미·촉·법의 준말(六境). 곧 세상의 모든 경계(境界).- 虎狼: 호랑이와 이리. 욕심 많고 잔인한 사람.- 安禪: 선종(禪宗)에서 가부좌(跏趺坐)를 하고 앉아서 정신을 집..